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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72249885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5-12-2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세상이라는 낯선 지도
수레 끈의 길
오마하의 현자들
굳은살
85점짜리 인생
배알
오답 노트
낡은 설명서
썩은 과일
소관이 아닙니다
룸미러
거울
마지막 자이언츠
제2부 수면 아래 잠겨 있던 길
마지막 부재중 전화
걱정이라는 유산
두 개의 등대
성벽(城壁)
영도다리
금샘(金井)
보이지 않는 원천(源泉)
수면 아래의 길, 물 위의 나
제3부 우리는 서로의 처마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붕
내력이 비슷한 사람
노란 집의 초대장
밥상
칼과 문턱
느슨한 관계
건너지 않는 다리
질문
주문진에서는 파도 소리로 운다
자갈치 아지매
검은 깃털의 강(江)
별을 핥는 꿈
제4부 모든 지도는 결국 당신에게 닿는다
안개 지도
테세우스의 배
서로 다른 지도
소실점
중첩(重疊)
먼 그대에게
첫 번째 손가락
이 빠진 찻잔
금이 간 그릇
깊은 맛
세트 메뉴
보폭
오늘이라는 이름의 ‘그때’
빚나는 매일
말 없는 것들의 역사
성소(聖所) — 횡성 풍수원 성당에서
경포, 난설헌의 눈물
강릉에는 커피가 내린다
오죽(烏竹)하면
지도 밖의 길
대관령 해설피
첫눈의 온도
너라는 별자리
[범필로그] 당신에게 닿으며
함께 걸어준 당신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것은 기억이 아니었다.
호수 바닥, 내 존재의 지반이 우는 소리였다.
어머니가 그 작은 수레로 밀고 간 것이
몇 근의 생계가 아니라,
자신의 무르팍 연골과 맞바꾼 나의 내일이었음을.
길모퉁이를 돌자, 햇살 아래 늦은 아침을 먹는 가족이 보였다.
순간, 내 혀뿌리가 무거워졌다.
밥보다 먼저 눈치를 떠먹어야 했던 저녁.
한때는 인생이 화려한 뷔페인 줄 알았다.
좋아하는 것만 골라 담으면 되는 줄 알았다.
달콤한 것들로만 접시를 채우며
나는 늘 허둥대고, 늘 배고팠다.
그러나 삶이라는 주인장은 언젠가
묵묵히 세트 메뉴 하나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내가 주문하지 않은 쓴맛과,
질기게 씹히는 시간,
목이 메는 퍽퍽한 슬픔들.
당신은, 내 모든 방황을 지켜보던 유일한 등대였음을
길 잃은 내 밤하늘에, 말없이 길을 내어준
단 하나의, 고요한 신화였음을
세상은 나에게 온 우주를 주겠다 약속했지만,
나는 당신이라는 작은 별 하나를 잃을까, 평생을 불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