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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중국문화
· ISBN : 9791173328220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6-10-06
목차
머리말
1부 섬서성
1장 함양 1 - 소릉
황릉을 지키는 여섯 마리의 말, 소릉육준
정관의 치세를 함께 일구다, 능연각 24공신
명군 당 태종의 인경, 위징
명군의 또 다른 거울, 장손 황후
2장 함양 2 - 건릉
관상쟁이의 예언
글자 없는 비석, 무자비
지상의 권력으로 가는 무조
측천무후 읽기
3장 함양 3 - 원가촌
4장 서안 1 - 대당불야성
정관지치의 명군, 당 태종
화신마저 부리는 여황제 측천무후
백성을 살찌우는 수척한 황제, 당 현종
5장 서안 2 - 대안탑
성당 시인들의 대안탑 유람
시를 노래하는 성당의 풍속도
탑에 합격자의 이름을 쓰다, 안탑제명
당대 시인 맹교의 진사 시험 도전기
6장 서안 3 - 곡강지
성세의 곡강도
난세의 곡강도
인생칠십고래희
7장 서안 4 - 흥경궁 유지
황룡이 사는 연못, 용지
형제의 우애가 빛나는 누각, 화악상휘루
침향정의 봄날
8장 서안 5 - 화청지
화청지에서 읽는 백거이의 〈장한가〉
나라를 망하게 한 세 미소, 망국삼소
백거이의 첫사랑 이야기
9장 서안 6 - 병마용, 진시황릉
진시황릉에서 읽는 이사의 〈간축객서〉
2부 사천성
10장 한중 - 무후묘
제갈량의 안식처, 정군산
11장 광원 1 - 명월협
제갈량의 고잔도
금우도의 전설
12장 광원 2 - 검문관
천하의 웅관
반역의 관문, 검문관
진정한 금성탕지, 군주의 덕
검문관 두부 요리
13장 광원 3 - 취운랑
장비, 취운랑에서 나무를 심다
취운랑에서 만나는 제갈량 부부
14장 남충 - 낭중
낭중의 영웅, 장비
낭중의 어진 목민관, 장비
머리는 운양에, 몸은 낭중에
장삼야와 장비우육
화광루에서 장비를 추념하다
3부 사천성
15장 성도 1 - 무후사
명군 유비의 사당 유비전
현신 제갈량의 사당, 정원당
삼절비
유비의 무덤, 혜릉
〈출사표〉 앞에서
16장 성도 2 - 두보초당
시성을 품은 초당
대해에서 만나는 늙고 병든 두보
시로 쓴 역사, 시사당
새와 나비가 날아드는 사립문, 시문
두보, 황정견, 육유 삼현의 사당, 공부사
초당의 대표 상징 건축, 소릉초당비정
두보의 현대적 수용, 두보는 너무 바빠
초당의 사계, 모옥고거
손을 맞는 꽃길, 화경
중국 시문학의 세계, 대아당
17장 성도 3 - 망강루공원
당나라 최고의 여성 시인 설도의 삶
설도를 기리는 우물, 설도정
탁금루에서 듣는 설도와 원진의 사랑
설도의 무덤에서 부르는 〈동심초〉
18장 낙산 1 - 아미산
두견새의 피 울음으로 피어난 아미산의 두견화
금정에서 뵙는 시방보현
황하를 건너는 세 동물 이야기, 삼수도하
천년 고찰 만년사
탄금와의 전설
19장 낙산 2 - 낙산대불
동파루와 재주정
20장 미산 - 삼소사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시부시자의 향전
소순의 사유의 방, 목가산당
봉황이 찾아와 머문 집, 내봉헌
당나라 시인 재상 소미도를 모신 계현당
삼소를 길러낸 우물, 소택고정
동파 형제의 진사 합격 전설이 서린 서련지
동원비랑에서 만나는 돌에 눌린 두꺼비
소년 시절 동파의 거대한 글씨, 연오산석각
동파의 귀향을 기다리는 붉은 여지수, 소택단려
사진 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릉의 신도를 따라 내려오며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본다. 구종산은 의구히 침묵하고, 산릉 아래에 잠든 황제의 무덤도 아무 말이 없다. 입구에 새겨진 소릉육준의 말들은 더는 달리지 않고, 신도 양옆에 늘어선 공신들의 모습도 돌 위에 멈춰 있다. 모두가 움직이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그러나 이 길 위에는 한때 분명히 작동했던 질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장을 누비며 나라를 세운 황제, 그의 곁에서 거침없이 직언하던 신하들, 그리고 그들을 떠받치던 말과 사람들. 정관의 치세라 불린 태평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이런 긴장과 균형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말은 멈추고 사람은 사라졌지만, 창업과 수성의 경계에서 황제와 신하가 서로를 비추던 그 관계만은 이 길 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측천무후의 통치가 무질서나 무능으로 귀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가혹했지만 행정은 작동했고, 억압적이었지만 사회는 성장했다. 이 모순이 바로 그녀를 단순한 폭군이나 성군 어느 쪽으로도 규정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무자비는 말이 없다. 숫자와 제도는 그녀의 통치를 일정 부분 긍정하지만, 윤리와 감정은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찬미를 새기기에는 마음이 걸리고, 단죄를 새기기에는 성과가 너무 분명하다. 이 미결 상태가 돌 위에 침묵으로 남았고, 우리는 지금도 그 침묵 앞에서 판단을 유예한 채 서 있는 것이다.
칠석날 장생전에서
밤 깊고 사람 없어 소곤대던 사랑의 밀어여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 했었네
장구한 천지라도 언젠가 다할 터
가없는 이 한은 끊어질 기약이 없구나
백거이의 〈장한가〉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대중들은 이 비극적 사랑 이야기에 엄청난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백거이가 죽은 후에 황제가 그를 기리며 쓴 시에는 “어린아이들조차 〈장한가〉를 읊을 줄 알았다”고 적고 있을 정도입니다. (…) 하지만 그들의 빛나는 사랑의 춤과 노래 속 어디에도 백성들의 눈물과 한숨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