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5010000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목차
마지막 산책 7
밤이 고요한 것은 41
모자 75
미조 111
그들의 내력 147
마술이 필요한 순간 179
불면 211
장귀자 아카이빙 245
해설
급진적 무기체 되기를 거쳐 충동이 이끄는 무상의 증여로 281
양재훈(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308
수록작품 발표 지면 311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군가가 잡아당기듯 뒤통수가 뜨거웠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승택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침대 머리맡에 핸드폰이 놓여 있지만 손을 뻗을 수가 없었다. 캐나다의 하루는 이미 시작되었을 테고, 승택이 그 하루하루를 어떻게 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다시는 어떤 시절로도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그의 몸은 아내의 몸과 함께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 (「마지막 산책」 中)
분홍 여사가 언제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새에 홀로 죽어간 사람. 모연은 그 생각을 하자 그녀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고 죽을 만큼 빈곤한 삶을 살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모연은 다만, 모든 날이 고요하길 바랄 뿐이었다.
⎯ (「밤이 고요한 것은」 中)
“사람으로 사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소야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에게도 지금, 이 시간 상처 입은 기억들이 몰려올 겁니다. 어쩌면 낱낱의 사건들이나 이야기가 아닌 당신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밤의 메뚜기 떼들 속에서도 당신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이기도 하고, 내가 당신이기도 할 테니까요.”
⎯ (「모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