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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5010536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12-10
책 소개
목차
우리의 다정한 이웃들 7
두더지 39
쥐가 있다 71
안녕 미미시스터즈 103
외계인들 151
토종 씨 우보 씨 165
어느 물리학자의 죽음 211
아무도 아무도 없는 225
해설
삶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폭력들 259
―고봉준(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290
저자소개
책속에서
권 주사는 대충 장단을 맞추다가 이쯤 하고 주민 센터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뜬금없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발을 잡는다. 할아버지라면 권 주사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터라 살가운 추억 따위 있을 리 없다. 더구나 아버지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역정부터 냈다. ‘그 인간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지는 지 하고 싶은 거 하다가 죽어 뿌서 후회도 없겠지마는도, 어무이하고 내는 우째 산지 아나?’ 이 지경이니 아버지 앞에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낼 일은 없었다. 아버지는 제사도 할머니 제사만 지냈다. 권 주사는 새 담배를 두 개 꺼내 불을 붙여서 하나를 기석에게 건넨다. 진짜든 아니든 일단 좀 더 들어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들」 부분
사내가 터뜨린 공포가 옮아와서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선 사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입 닫아!
건조하고 무거운 목소리가 울리자 신기하게 벙커 안의 모든 것이 멈췄다. 몸의 떨림도, 공포를 머금은 생각도, 시간조차도 멈춰 버린 것 같았다. 그 공간의 모든 것은 그 목소리에 눌려서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두더지」 부분
97%가 바다에 잠겨 있어도 대륙이란 말이야. 물 밖에 나온 3% 따위는 전혀 중요한 기준이 아닌 거지. 그런데 사람들은 그 3%만 보고 살잖아. 솔미도 대륙이었을 거야. 근데 우리가 다 무시했잖아. 특히 내가 그랬고.
야, 이야기가 왜 그렇게 돼. 네가 뭘 어쨌다고.
아냐, 적어도 나는 그러면 안 됐어. 초등학교 때 미미시스터즈가 된 뒤부터 난 솔미로부터 점진적으로 멀어지려고만 했거든. 남극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같이.
―「안녕 미미시스터즈」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