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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슬

꽃 사슬

미나토 가나에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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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꽃 사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5014722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5-01-15

책 소개

300만 독자의 마음을 뒤흔든 <고백>을 시작으로 <야행관람차>, <왕복서간>,<경우> 등을 출간하며 한국에서도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장편소설. 저마다의 사연을 안은 세 여자 주인공과 그들 주위에서 비밀스레 그림자를 비치는 의문의 사나이 K의 인연과 인생을 담은 이야기이다.

저자소개

미나토 가나에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3년 히로시마현에서 태어났다. 첫 장편소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며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제6회 서점대상을 수상한 『고백』은 지금까지 3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한순간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를 넘어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속죄』 『N을 위하여』 『야행관람차』 『왕복서간』 『꽃 사슬』 『백설 공주 살인사건』 『모성』 『리버스』 『유토피아』 『일몰』 『조각들』 등이 있다. 인간 내면의 어둠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미스(꺼림칙한 미스터리)’ 장르를 개척해 일본 미스터리의 지형을 바꾼 미나토 가나에. 데뷔 15주년 기념작 『인간 표본』에서 작가는 그간 쌓아온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논쟁적 소재를 타협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밀도 높게 풀어낸 『인간 표본』은, 인터뷰에서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써냈습니다”라고 밝혔듯 ‘미스터리의 여왕’ 미나토 가나에 문학 인생의 정수를 담아낸 진정한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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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다양한 매체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나토 가나에 『고백』, 요네자와 호노부 ‘고전부 시리즈’, ‘소시민 시리즈’, 『흑뢰성』, 야마시로 아사코 『엠브리오 기담』, 아리스가와 아리스 『쌍두의 악마』, 야마구치 마사야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사사키 조 『경관의 피』, 오구리 무시타로 『흑사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가공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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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리카야, 부탁이 있다.”
외할머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요? 뭐 필요하세요?”
“입찰에, 참가해줄 수 있겠니?”
입찰?
“어느 회사가 공공사업을 맡을지 정하는, 그 입찰?”
“그거하고 같은 방식으로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단다.”
“아, 옥션 말하는 거예요? 얼마쯤 하는데요?”
물건보다 가격이 신경 쓰였다.
“정확한 가격을 모르니 내 통장을 맡겨두마. 혹시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가능하면 애 좀 써줄 수 있겠니?”
“그 말은, 할머니 전 재산을 털어 넣겠다는 뜻이에요?”
외할머니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미안하구나. 리카 결혼 비용으로 모아둔 돈이었는데.”
“내 결혼은 아무래도 좋아요. 예정도 없고, 아직 스물일곱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사고 싶은 게 뭔데요? 할머니가 건강을 되찾는 게 먼저잖아요. 혹시 이상한 사기라도 당하신 건 아니죠?”
“사기라도 상관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갖고 싶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니 종이에 똑바로 써두마. 그리고 말이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단다.”


기념일도 아닌데 꽃을 사온 것도 처음입니다.
“오늘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밥을 더 퍼주면서 묻자 가즈야 씨는 맥주잔을 내려놓고 용담을 바라보더니, 다시 제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목표가 생겼어.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도 좋을 만큼 커다란 목표야.”
일 얘기는 잘 모르지만, 가즈야 씨의 의욕에 찬 남자다운 표정을 보고 있자니 제 안에서도 뭔가 커다란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됐어. 하지만 이제 난 널 동정하지도, 눈치 보지도 않을 거야. 구라타 선배도 고이치 선배도 둘 다 사쓰키가 독차지하는 건 용납 못 해. 나한테 한쪽은 양보해.”
한쪽? 구라타 선배와 고이치 선배가 같은 저울 위에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동경과 사랑은 완전히 다른 감정이고, 둘 다 손에 넣고 싶은 거라면 이해하겠지만 어느 한쪽을 달라니. 게다가 내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 어느 쪽도 내 것이 아니었다.
“어느 한쪽을 택하라니 이상하잖아. 난 선택할 권리가 없어.”
“그럼 어느 쪽에 선택받고 싶은지 결정해. 당장이 아니라도 괜찮아. 나는 9월 10일에 기숙사로 돌아갈 테니까, 그때까지는 정해줘.”
그렇게 말하고 기미코는 도시락 속 닭튀김을 한 입 가득 물었다. 더는 얘기할 생각도 없고,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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