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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503510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4-07-11
책 소개
목차
● 여는 글 위로하는 그림 전展
● 짙다, 濃 자발적 고독
삶은, 고독 \ 전기 「계산포무도」
괜찮다고 말해줘 \ 이암 「모견도」
함께, 있었다 \ 윤두서 「심득경 초상」
그대의 복사꽃 \ 안견 「몽유도원도」
슬픔은 슬픔으로 \ 김홍도 「추성부도」
친구입니까 \ 김정희 「세한도」
달빛 때문에 \ 신윤복 「월하정인」
어떤 일탈 \ 심사정 「연지쌍압도」
그림을 들어본 적 있나요 \ 정선 「만폭동」
그 여름의 낮잠 \ 이재관 「오수도」
조금 다른 시작 \ 조지운 「매상숙조도」
방과 창 사이 \ 허유 「산수도」
● 묽다, 淡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사랑 생각난다 \ 조희룡 「매화서옥도」
2인자의 슬픔, 혹은 오해 \ 이인문 「총석정」
그래서, 나무를 닦는다 \ 장승업 「고사세동도」
만만치 않다 \ 김시 「동자견려도」
아름다운 트릭 \ 이형록 「책가도」
무명들을 위하여 \ 도화서 화원 「원행을묘정리의궤도」
지존의 들국화 \ 정조 「야국」
늪에 빠진 난 \ 이하응 「괴석묵란도」
두 개의 대나무 \ 김진우 「묵죽」
아무 일도 없었다더라 \ 이성길 「무이구곡도」
건너간다, 이 시대를 \ 안중식 「백악춘효도」
● 닫는 글 그냥, 좋아서 \ 김홍도 「소림명월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9세기, 문기文氣를 내세우는 일련의 화가들 사이에서 이 또한 하나의 유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될 것은 아니죠. 유행 속에서 자신의 색을 제대로 드러내고 사랑받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어쩌면 나이 스물다섯 젊음의 치기였을까요?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누군가의 젊음이, 치기 어린 절규가 절창으로 남아, 이제 젊음을 돌아보기에도 제법 멀리 와버린 또 다른 누군가에게 깊은 상념의 순간을 만들어주었으니.
이 고독의 색은 딱 이만큼이어서 아름다운 것입니다. 천재의 요절. 짧은 생은 애석한 일이나, 그들의 작품은 더 농익은 예술로 진행되지 않았기에 영원히 푸른 스산함으로 남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 그저 내 이름 하나도 버거운 어느 날, 시 앞에서 그림 앞에서 그렇게 마주한 채 고독하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그리고 그들의 사랑도. 나를 휘감는 고독과는 무관한 날이 있는 법이니 말입니다.
_ 삶은, 고독 \ 전기 「계산포무도」 중에서
윤두서는 그를, 진심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어느 하루가 아닌, 삶 전체를 말입니다. 그저 아는 것만도 아니었지요. 그와 함께한 시간들이 깊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이처럼 온몸이 반응할 정도의 추억을 함께하면서. 하여 그저 어느 하루의 표정이 아닌, 그의 마음속으로 깊게 들어갑니다. (……) 함께 있었다, 는 말에는 책임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함부로 뱉을 수도 없을뿐더러, 혼자만의 생각으로 단정할 수도 없겠지요. 그 시간의 순간 순간을, 촘촘하게 이어나간 사건 사건을 같은 온도로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 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면 추억으로 그를 불러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외로울 때 있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서, 혹은 세상의 흐름에 무작정 휩쓸리고 싶지는 않아서. 서성이며 힘겹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있다면. 어찌 그런 모양으로 사느냐, 힐끔대는 이들 앞에서 당당하게 같은 길을 걸어줄 우리가 있다면.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런 냉담쯤 버텨낼 수 있습니다. _ 함께, 있었다 \ 윤두서 「심득경 초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