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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5153582
· 쪽수 : 222쪽
· 출판일 : 2023-10-0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 말, 글 그리고 리터러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이 있다
쓰기의 용도
알쏭달쏭한 낱말, 리터러시
말만으론 알 수 없다
리터러시 신화
2 리터러시는 사회 안에서 다듬어진다
매체라는 거울
가르거나 막거나, 소통의 적이 된 말들
나의 문이 너의 벽이 된 디지털 세상
읽었을 뿐인 뉴스, 사라진 공론장
정보쇼와 지식인 엔터테이너, 비대면 대화의 함정
3 제대로 된 리터러시를 갖추려면
독서, 시작이자 중심
나의 말, 나의 글 그리고 나의 생각
비판적 사고, 맥락을 파악하는 힘
리터러시의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매체와 맥락을 아우르는 멀티 리터러시
4 리터러시 실천과 도서관
리터러시는 실천이다
배려와 존중, 공동체 리터러시의 필요조건
사이버공간의 윤리와 리터러시
챗GPT와 기술을 대하는 자세
상품이 아닌 뉴스, 대화할 수 있는 공론장
리터러시가 공공 영역이 되어야 하는 까닭
도서관, 가장 좋은 학교
공공도서관의 리터러시 프로그램
만나고, 연결하고, 재창조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책 과제로서의 리터러시와 도서관
나가는 글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을 쓰는 중에 나는 개인적으로 쉽게 겪을 수 없는 사건의 파장 속에 있었다. 내가 일했던 자치구에서 벌어진 공공도서관 예산 삭감 및 카페형 독서실로의 작은도서관 기능 전환을 둘러싼 논란과 대립이 그것이다. 페이스북이라는 온라인 공간에 올린 글이 기사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소란 속에서 평소 가졌던 우리 삶 속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는 왜 말을 하고 글을 쓸까? 말과 글은 온전히 우리의 생각을 실어 나르기에 충분한 것일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에 적절한 매체는 따로 있는 것일까? 어떤 맥락에서도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 표현은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의견을 주고받을 때 우리 말과 글은 온전한 소통 도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대체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혐오 표현의 기저에는 극단의 사회 갈등이 깔려 있다.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젊은 층들은 박탈감과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혐오 표현에 반영하면서 세대와 성별에 따른 멸칭을 만들어낸다. 또 정치적 성향이 다른 집단 사이에서는 노골적인 멸칭과 비하 단어들이 동일한 정치 지향을 나타내는 인식표처럼 사용된다. 더 심각한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표현들이 일상화되면서 혐오 표현이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사용된다는 점이다.
굳이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언어학자들의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은연중에 영향을 미친다. 혐오 표현의 문제는 단지 표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내고, 범죄와 폭력으로 이어지며, 개인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등 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공동체 통합을 저해하고 불안하고 위험한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
비판적 사고가 사라진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칠 위험이 크다. 그리고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은 상호 소통을 전제하지 않는다. 소통하지 않는 관계는 권력의 상하가 뚜렷한 관계이거나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경직된 관계다. 이런 관계에서는 생각하고 말하고 비판하는 모든 과정이 제재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리터러시 발현을 억압하는 상황이 된다. 또 비판적 사고가 멈춘 세계에서는 주어진 정보를 검증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의사소통을 제일의 목적으로 한 리터러시 능력을 구성하는 데 있어 비판적 사고는 맥락을 파악해서 정확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힘이자 리터러시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