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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배로 행복하기

두배로 행복하기

(쌍둥이 교장들의 신나는 인생 이야기)

박온화, 박계화 (지은이)
  |  
세원문화사
2013-08-12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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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배로 행복하기

책 정보

· 제목 : 두배로 행복하기 (쌍둥이 교장들의 신나는 인생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265001
· 쪽수 : 336쪽

책 소개

박계화, 박온화 쌍둥이 교장들의 신나는 인생 이야기. 박계화, 박온화 두 쌍둥이 교장의 글엔 허장성세나 미사여구와 같은 허식을 버리고, 진실과 순수한 마음에서 분출되는 고결하고 거룩한 교육애로써 행복의 삶을 알려주는 감동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_ 두 배로 행복해서
추천의 글_ <두 배로 행복하기> 추천의 글
축시_ 기쁨도 두 배로 보람도 두 배로

부모님께 올리는 쌍둥이꽃들의 편지
편지 하나_ 딸은 어머니를 닮는 거죠?
편지 둘_ 꽃으로 태어나라

산타처럼 촛불처럼 화인(花仁) 온화 편
1. 할미꽃을 뒤집어 보아라!
2. 영양가 듬뿍 든 멘토님의 물을 먹고
3. 꼬마 작가는 무얼 하고 있을까?
4. 어떤 결혼식 축가
5. 한 발씩 좋은 교감에 발을 담그며
6. 샌드위치가 아니라 접착제
7. 코리안 스페셜 레크리에이셔너
8. 산타가 될래 촛불이 될래
9. 동요로 아름다운 세상을
10. 이벤트의 여왕으로
11. 서른아홉의 도전
12. 산에서 즐기는 라이브 공연
13. 나의 활력 에너지 충전소
14.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15. 새해 첫 예쁜 일출을 보면
16. 어떤 특별한 위문 공연

계향이 천만리 그윽하고 계화 편
1. 계향이 천만리 그윽하고
2. 선생님, 사랑의 매로 때려 주세요
3. 도전과 열정의 화신
4.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
5. 밀레니엄 제자 사랑의 날
6.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 빛깔대로
7. 마르지 않는 샘, 아자! 하자!
8. 꿈의 무대 문정오케스트라 창단
9. 어머나, 주례자가 여자야
10. 아이들에게 꿈과 미래를 선물해 주세요
11.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꿈
12. 스승의 연주는 사랑을 타고
13. 도전과 열정으로 이끈 스마트 여성 리더십
14. 터키에서 맞이한 회갑잔치
15. 그 나이에 한강을 헤엄쳐 건넜다구?
16. 산 사랑 1,000회를 넘다
17. 효부상은 든든한 후원자 시어머님께
18. 대모 사랑의 신비

그리고 함께
1. 신비의 섬 울릉도, 독도에 선 우리
2. 공자의 향기 함께 맡으며
3. 쌍둥이 여교장 탄생 꿈만 같아요
4. 쌍둥이 교장의 희망 악단
5. 응답하라 1971, 쌍투스 기타 코러스
6. 뉴욕에서 꽃핀 성가 공연
7. 놀멍 쉬멍 육순의 제주 올레
8. 일생감동 일생청춘 후지산 여행
9. 우리는 정말로 축복받는 신앙인
10. 우리도 흐르는 강물처럼
11. 콘서트를 함께 준비하며
12. 콘서트‘ 두 배로 행복하기’
13. 새로운 제 2의 삶을 준비하며

화보_ 주인공 쌍둥이들의 사진 속 이야기
서평_ 교육애로 꽃피운 여 쌍둥이 교장의 행복론
에필로그_ 어떠십니까? 몇 배로 행복하십니까?

저자소개

박온화 (지은이)    정보 더보기
● 호는 화인(花仁)으로, 꽃처럼 아름답고 어질게 살고자 하며, 따뜻한 꽃, 온화한 여자로 불리움. ● 서울사대부속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교육대학, 한국방송통신대학을 거쳐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전문학 ‘여성영웅소설 이형경전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월곡고전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초등학교 교사 시절부터‘노래와 시가 있는 교실’을 표방하여, 동요 애창활동과 함께 시를 포함한 문학교육에 레크리에이션적 교수법을 활용함으로써 고운 심성 기르기에 앞장서 왔다. ● 現)서울상경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며, 매주 직접 기타 반주로 인성동요를 지도하고 ‘교장실 인성수업’으로 어린이 인성지도에 소신 있는 경영관으로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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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화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천일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41년 6개월 간 교단의 삶에서 내려왔다. 퇴임 후, 월간 문학 『한국수필』의 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저서 『El Camino de Santiago 길에서 희망을 노래하다』를 출간했다. 교단의 교육경험이 선한 영향력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남미 에콰도르에서 음악교사로 활동했다. 코로나19로 활동을 맺지 못하고 돌아와 에콰도르 아이들을 향해 쓴 수필로 2020년 공무원 연금수필문학상의 <금상>, 2021년 한국수필작가회의 <동인작품상>을 수상했다. ‘아직은 나도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코이카 활동은 예기치 못하게 중단되었지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선택임은 분명하다. 태양의 나라 적도에서 얻은 열정에너지를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희망의 길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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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꼬마 작가는 무얼 하고 있을까

글쓰기를 무척 좋아하는 6학년 남자 아이가 있었다. 글짓기 시간이 되면 혼자 무척 신이 났다. 코에 바람이라도 들어간 양 벌름대고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가며 자신만의 끼를 발산하느라 정신이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사실적인 기록 위주의 짧은 글을 쓰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그 아이는 같은 체험을 하고 같은 현상을 보면서도 바라보는 시각과 글의 표현력이 남달랐다. 매우 독특하고 인상적이며 무척 돋보였다.
고적답사를 다녀온 다음 기행문을 쓰는 시간이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이렇게 쓴다.
경주를 다녀왔다. 첫째 날은 신라 문무왕릉을 보았고, 야간에 안압지와 첨성대를 보았다. 둘째 날은 석굴암과 불국사를 보았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조상의 얼을 느꼈다. 셋째 날은 대릉원과 천마총을 보고, 현대중공업 공장을 둘러보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서울로 올라왔다. 2박 3일의 고적답사는 참 보람있었다.
눈으로 보고 들은 것들만 짤막하게 쓰기 일쑤이다. 그래서 3일 동안의 보고 듣고 체험한 숱한 파노라마들도 공책 한 쪽을 채우기 힘들 만큼 간단하다. 생각하고 느낀 점, 인상적인 것들을 좀 더 자세하게 두 쪽 이상을 써 보라고 강조해 본다. 옛날 조상님들이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느껴지는 자신만의 생각을 써 보라고도 지도한다. 그래도 느낌이 조금 더 늘어날 뿐 표현력이나 문장 구사력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 아이는 정말 특별했다. 대여섯 쪽은 족히 넘는다. 고적답사를 떠나기 전날 두근거리고 뛰는 가슴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장면과 느낌에서부터, 드디어 버스에 올라타면서 설레는 자신을 표현한다. 아침에 눈을 뜨니, 신라 천 년 전 그때의 찬란했던 태양의 여신이 자신을 보며 환영의 손짓을 한다고 쓴다. 문무왕릉이 감포 동해 바다 속에서 떠내려가지 않는 게 신기하다는 둥, 자신도 죽으면 저렇게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둥, 어떻게 저렇게 바위 같은 큰 돌을 저토록 높이 쌓을 수가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둥, 그 아이는 보고 듣고 겪은 모든 일들을 자신의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상세하게 써낸다.
어휘력은 물론 문장 표현력도 뛰어나고, 시적인 비유나 표현도 놀라울만큼 멋지게 구사한다. 다른 아이들과 엄청나게 차별되는 그 아이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어떤 작가의 글을 대하는 듯한 풍부한 감성과 감각적인 문체에 감탄하곤 한다. 아이들이 지은 글 밑에 자주 교사의 지도후기를 써 주곤 하는데, 그 애를 나는 ‘꼬마 작가’라고 불렀다. 꼬마 작가가 훗날 남들 앞에 우뚝 서는 훌륭한 작가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여주면, 그 아이는 공책을 보고 또 보며 좋아서 웃음이 끊이질 않곤 했다.
글쓰는 것을 즐기고 몰두하다 보니, 그 아이는 글을 쓸 때 누가 말을 걸면 자신을 방해한다며 아이들 말마따나 내게 고자질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잘난 체하는 아이로 찍히기도 하고 친구가 별로 없기도 했다. 그래도 그 아이는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노래가 있는 교실, 시가 있는 교실’을 표방하면서 문학과 음악을 유난히 더 열심히 지도하는 나를 무척 좋아하고 몹시 따랐다. 당연히 국어시간과 음악시간엔 눈빛이 반짝거리고 어떤 시간보다도 집중력이 대단했다.
졸업을 얼마 앞둔 어느 날, 나는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그동안 열심히 자신이 쓴 6학년의 일기장과 글짓기 문집을 포트폴리오로 묶고, 예쁘게 표지도 만들어 오라고 했다. 우리 반 ‘학급 글동산 잔치’를 한다고 했다. 잘 한 사람은 상도 준다고 했다. 그날 수업이 끝나고 하교할 즈음에 그 아이가 내게로 왔다. 선생님께 부탁이 있다고 했다. 자신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 6학년까지 빼놓지 않고 쭉 일기를 썼단다. 소중하게 잘 보관해서 지금 일기장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니, 6학년 일기장만 묶어서 낼 게 아니라,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초등학교 일기장을 모두 예쁘게 책으로 묶어내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네 집은 형편이 어려워서 그럴 수가 없는데 어떤 방법이 없겠느냐고 한다. 나는 갑자기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딱히 어떤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일기 공책이 몇 권이나 되느냐 물었다. 공책이 25권이 넘고, 1학년 때에는 그림일기라서 종합장 같은 스프링 공책도 여러 권이라고 한다. 근 30권이나 되는 일기를 저렇듯 열심히 썼고, 보관까지 잘해놓았다니!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전 과정 동안에 일기를 착실하게 써 온 정말 자랑스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의 소원을 들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교감선생님과 상의를 했다. 학교에선 지원방법이 없다고 했다.
나는 출판 관계를 잘 아는 남편과 의논을 했다. 그 아이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빛나게 해 주고 싶다고, 이 많은 일기장이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되었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청을 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아이에게 졸업선물로 주고 싶다고도 했다. 남편은 내 뜻을 알고 도와주었다. 졸업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우선 일기장 모두를 가지러 그 아이 집으로 갔다. 누렇게 변한 장장의 일기장들은 그야말로 그 아이의 꿈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1학년 그림일기장부터 대충 훑어 보았다. 역시 1학년 때부터 글솜씨가 남달랐다. 담임선생님들의 후기가 빨간색, 검은색으로 구구절절 칭찬이다. 그 아이의 소원을 꼭 들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모두 박스에 담아 가져왔다.
남편은 나보다 더 놀라고 더 흥분했다. 이렇게 대단한 아이에게 반드시 책을 만들어 주자고 결의에 찼다. 출판사에 연락을 해 보니, 일주일 정도로는 도저히 책을 낼 수가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제본 인쇄소에서 책의 모습을 하되, 그 아이의 공책 표지와 일기 글 흔적을 그대로 제본해서 만들기로 했다. 양이 워낙 많은지라, 학년별로 1집부터 6집까지 총 여섯권으로 만들기로 했다. 종이가 말려 들어간 것, 찢어져 잘 안 보이는 것은 일일이 펴서 눌러 놓고, 지저분한 것들은 깨끗이 정리했다. 여섯 권의 책 표지들은 내가 일일이 정성을 들여 디자인했다. 간신히 인쇄소에 넘기고 한숨을 돌렸다.
드디어 그 아이의 일기책 여섯 권이 탄생되었다. 졸업식이 끝난 후 교실에서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그 아이에게 일기책을 증정했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는 울었다. 세상에 자신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했다. 절대로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꼭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작가가 되겠다고 했다. 작가가 되면 반드시 선생님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오늘따라 아침 해가 찬란하다. 그 애가 유난히 좋아하던 찬란한 태양이. 그 애의 글 쓰는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내게는 그 아이 일기책의 표지 사진이 남아 있다. 여섯 권의 초등학교 일기책을 소장하고 있을 꼬마작가 그 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어머나, 주례자가 여자야

“교장선생님, 저 임신했어요.”
얼마나 기다리던 소식인가? 전화 속 박 선생 목소리의 떨림이 내게로 전해져 온다. 수화기를 잡은 내 손에 가벼운 떨림이 인다. 이젠 박 선생이 내 딸과 같이 여겨진다. 특히 내가 박 선생의 결혼식 주례를 서고 난 뒤엔 그의 모든 일상생활이 내 관심사가 되어 간다.
한 직장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면 특별히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
교장으로 승진한 첫 학교 문정초에서 4년 간 함께 근무하는 동안 박 선생과 유난히 잘 통했다. 문정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면서부터는 음악을 공유하는 일이 더욱 즐거웠다. 박 선생이 열정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정성껏 가르치는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 내게 아들이 있다면 며느리 삼고 싶을 정도로 박 선생의 매력이 내게 다가왔다. 이러한 마음은 나 혼자만 가진 게 아니었나 보다. 어느 날 박 선생이 교장실로 찾아와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는 결혼식에 주례를 서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였다. 4년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나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나의 열정을 닮고 싶다고 했다. 삶의 롤 모델로 삼아 평생의 멘토로 모시고 싶다고 고백했다.
나는 평소에 아끼는 박 선생의 주례를 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주례자는 신랑 측에서 의뢰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거절했다. 더구나 신랑이 현역 군인이고 부모님을 포함해 3대째 군인가족인 집안의 혼사에 여성이 주례를 서는 것은 신랑 측 부모님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으니 좀 더 심사숙고해 보라고 박 선생을 돌려보냈다.
얼마 후 박 선생은 신랑과 함께 찾아왔다. 교장실로 들어서며 거수경례를 하는 군복 차림의 신랑을 보는 순간, 어쩐지 주례를 서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신랑은 주례를 정중히 부탁드린다며 큰절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주례를 서 주시길 바라는 분이라면 본인도 같은 마음이라며 거듭 부탁을 했다. 또한 양가 부모님께는 이미 말씀을 드려 승낙을 받았다고 했다. 그 당당한 모습이 정말 든든해 보였다.
나는 두 사람에게 세 가지 질문을 과제로 주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갈 부부로서 생각해 볼 문제들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편지로 써 보내되, 서로가 쓴 글을 사전에 읽어 보지 못하도록 내게 직접 보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겪은 그 어떤 문제보다도 어려웠다며, 새 삶을 시작하는 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해 주었다.
“주례 선생님은 단상에 오르십시오.”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주례단상에 올랐다.
“어머나, 주례가 여자야.”
“여자가 주례 서는 것 본 적 있어”
“아니, 난생처음 보는데…….”
“와~ 나는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듣는 것도 처음이야.”
“야, 정말 세상 많이 변했다.”
지난 해 처음으로 제자의 결혼식에 주례를 섰을 때 보다 더 떨렸다. 군복을 입은 하객들이 많아서인지 수군거리는 소리가 더 강했다. 그러나 사회자와 사전에 조율한 대로 결혼식을 진행해 나갔다. 성혼 선언문 선포 후 드디어 나의 주례사 순서가 다가왔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좌중을 바라보았다. 원고는 외울 정도로 수없이 연습했기 때문에 원고는 보지 않고 차분하게 신랑에게 질문을 하였다.
“서로의 사랑을 어떻게 가꾸어 갈 것입니까”
“OO는 저를 인정해 준 여자입니다.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 준 사람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충성의 시작은 신뢰감에서 시작합니다.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솔직히 대하고 믿음을 주도록 해바라기처럼 한 곳만 바라보겠습니다.”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선생도 신랑의 의외로 당당한 대답에 무척 놀라는 듯했다.
“결혼은 관계로 시작됩니다. 결혼으로 인해 새롭게 맺어지는 양가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관계되는 모든 이들과는 어떻게 지낼 것입니까”
나의 질문에 신부의 떨리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 나왔다.
“아직 결혼이라는 것이 실감이 안 나고,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시부모님께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할 것이고, 친정 부모님께도 이제 진정한 어른이 되었으니 좀 더 큰딸답게 사랑을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이제부터는 나 하나만 또는 우리 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관계 속에서 현명하게 행동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로의 미래를 어떻게 지켜주고 싶습니까”
“아내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아내를 지휘관, 저는 참모가 되어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습니다. 진실된 참모는 지휘관이 어긋날 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직설의 미학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현역 군인인 신랑과 교사인 신부의 기지와 유머가 넘치는 대답에 결혼식장은 큰 박수와 환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신랑, 신부의 진솔하고 지혜로운 표현으로 주례사는 이미 인기 절정이었다. 내가 해 줄 이야기가 많지 않음을 느꼈다. 나는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다 보면 오늘 같은 장밋빛 만 있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우리’이며, 같이 있다는 것과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임을 강조했다. 혼자였던 ‘나’나 ‘너’일 때보다 ‘우리’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도 이야기하였다. 때로는 상대의 아픔을 함께 겪어 주기도 해야 하고, 내키지 않는 양보도 해야 하는 등 ‘우리’로 뭉쳐지기 위한 고통까지도 사랑하기를 강조하였다.
결혼식이 끝나니 제일 먼저 신랑 아버지가 달려와 내 손을 덥석 잡으셨다. 아들이 하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삶의 의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 대견스러웠다며 잘 살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셨다. 이어 박 선생의 어머니도 내 손을 잡으셨다. 여성 주례 선생님이어서 주례가 부드러우면서도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하셨다. 딸 키운 보람을 느끼게 해 주는 주례였다며 감사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우리 학교 교사들은 박 선생의 결혼식에 내가 주례를 선다는 데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잘하는지 두고 보자는 시샘이 깔려 있음을 그동안 소문 속으로 들어 알고 있었다. 소문의 진원을 퍼뜨린 교사의 말이 호쾌하게 들렸다.
“우리나라 여성 주례에 한 획을 그으셨습니다. 오늘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여성 주례 전문이 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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