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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5327556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를 만나다
어디서 봤을까요?
결혼한 여자는 언젠가 외로워진다
줄리아나 오자매
다시 만난 오자매
나 송지연, 마흔한 살 아줌마
너 누구니?
며느리의 낮, 아내의 밤
세 친구
We Are Young
굿나잇, 마이 키파
소설가와 엄마 사이
설마
개새끼들
난!
연애담
분노의 역류
배덕의 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줄리아나 1997』은 오래전에 완전히 단절된 기억이었다. 경력도 아닌 추억의 대상이 되어버린. 그런데 그 소설을 갖고 수십 분 동안 인터뷰가 이뤄졌다. 스스로 독서광이라고 소개한 여가수 제니퍼는 나를 앞에 두고 민망할 만큼 찬사를 퍼부었다.
“이 책에는 정말 1997년의 여름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어요. 그 당시 좀 논다는 애들은 밤이면 줄리아나 나이트클럽을 찾았죠. 지금은 없어진, 아니 이름을 바꾼 엘루이 호텔 지하
1층. 그 시절 젊은이의 성지였달까요? 아마도 이 책은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유일한 소설이 아닌가 싶어요. 당시 젊은이들의 생각과 욕망을 얼마나 예리하게 포착했는지, 전 제 얘길 읽는 줄 알았어요. 지금 미모로 볼 때 작가님도 그 당시 나이트 좀 다니셨나 봐요?”
“어! 진수현 씨 맞죠!”
알딸딸한 정신에서도 귀에 꽂히는 이름 석 자. 진. 수. 현. 그는 꽤 유명한 남성 패션 잡지의 편집장이었다. 나보단 은영이가 굉장히 팬이었다. 남성 잡지임에도 벌써 3년째 정기 구독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은영이가 그의 팬이 된 이유는 잡지 앞에 붙이는 ‘편집장의 말’ 때문이었다. 글 하나하나가 여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나?
나도 기억나는 그의 글이 있었다. 10주년 특집이었나? 편집장이 직접 본인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여행지로 싱가포르를 소개한 글이었다. 장소 하나하나가 무척 매혹적이고 낭만적이고
유부녀의 감성을 훅 자극하는 곳들이라서, 꼭 이 코스 이대로 여행을 하자며 은영이와 호들갑을 떤 적도 있다.
마흔한 살은 옷 입기가 참 애매한 나이다. 미스들처럼 입기에는 좀 민망하고 나이 든 티를 내기는 싫다. 그날은 조금 어려 보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크림색 코트에 머플러를 둘렀다. 귀걸이도 가벼운 링 하나. 입술은 진한 빨간색.
일찌감치 현수를 밥 먹이고, 학원에 내려주고, 일찍 들어온다는 남편에게 미리 저녁을 차려주고 집을 나섰다. 습관처럼 카톡 리스트를 열어보았다. 제기랄. 내 손끝이 가장 먼저 짚은
이름은 진수현이었다. 호텔 바에서 찍은 것처럼 보이는 옆얼굴 사진과 함께 상태 메시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옳거니 네가 나를 알아보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