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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85346168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축사
프롤로그
01. 하늘을 날고 싶은 소년
02. 소년병과 이국의 전쟁터
03. 6·25전쟁과 정찰비행대
04. 강릉기지와 203회 출격 조종사
05. 전설이 된 빨간 마후라
에필로그
부록 : 유치곤과 공군연혁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다! 제2의 공격목표 발견! 짙은 안개 주의 바람! 가까운 진입은 금한다. 폭격준비!” “폭격준비 완료!”
나 편대장의 명령과 편대원들의 대답이 함께 리시버에 울렸다. 편대 원들은 기민한 동작으로 로켓탄 작동기기를 점검했다. 폭격준비를 확 인한 나 대위는 목표물을 향해 기수를 아래로 꽂았다. 2번기 유치곤도 나창준 편대장 뒤를 따르기 위해 조종간을 잡았다. 그때였다. 안개 속 을 헤치고 적의 대공포화가 작렬했다. 마치 기습공격처럼 적의 포화는 벌떼 같은 소리를 내며 터졌다. 순식간에 선두에 선 나 편대장의 전투 기에 대공 포탄이 뚫고 들어왔다.
편대장 뒤를 따르던 유치곤은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앞에서 급강하하던 편대장의 기수였는데 순간적으로 기체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유치곤은 다급하게 편대장을 불렀다.
“편대장님! 편대장님!”
“폭격을…… 계속하라!”
나 편대장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유치곤은 리시버를 통해 나 편대장의 명령을 똑똑히 들었지만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치곤은 얼른 전투기를 나창준 편대장 옆으로 몰았다. 캐노피를 통해 나 대위와 유 치곤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나 대위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나 대 위가 두 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그런 다음 그대로 검붉은 화염에 휩싸 인 적지로 내달렸다. 너무나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 작가님. 조종사도 사람이오. 더구나 전장에서 전투기를 몰고 나가보시오. 5분도 채 안 돼 북한 땅엘 들어서면 내 비행기 바로 배꼽 아래에서 포탄과 총알이 핑핑 날아온단 말이오. 어느 포탄이 내 비행기를 뚫고 들어올지, 어느 총알이 내 머리를 관통할지 알 수가 없지요. 어떤 땐 머리끝이 쭈삣 서면서 죽음의 공포에 내몰리기도 하지요. 왜냐?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이오. 사람, 그렇지, 사람이란 말이오. 그래서 어떤 조종사는 몰래 울기도 하고, 비행을 앞두고 숨어버리기도 하오만 그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소. 대부분은 생을 초월한 비행을 한단 말이오. 일단 활주로를 벗어나 하늘길을 따라 날면 묘한 애국심과 사명감에 이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단 말이오. 그 느낌을 진짜 느껴봐야 작가님이 제대로 된 글을 쓸 텐데, 이 가슴으로 느껴봐야만 조종사인 우리 세계를 처절하게 그려낼 텐데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