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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85400174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솜사탕을 먹는 밤
1장 내 인생은 문학이었다
운명의 회오리 _김영하, 『검은 꽃』
고향의 복원 _김주영, 『거울 속 여행』
어린 생명 _오정희, 『돼지꿈』
용서
트라우마 _김인숙, 『모든 빛깔들의 밤』
극장에서 만났던 나의 화양연화(1) _김사인, 「화양연화」
2장 누구에게나 삶은 소설이고 영화다
연애를 권함 _윤영수, 『내 여자 친구의 귀여운 연애』
그 섬에 가고 싶지 않다 _한강, 『채식주의자』
늚음에 대하여 _정지아, 『봄빛』
극장에서 만났던 나의 화양연화(2) _이청준, 『벌레 이야기』
깊고 멀리 흐르는 인생을 위해 _황석영, 『장길산』
_조정래, 『태백산맥』
_박경리, 『토지』
3장 내 노래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예술과 인생 _권지예, 『붉은 비단보』
상실에 대하여 _신달자,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문학이 청춘에게 _장정일, 『구월의 이틀』
가족, 굴레이자 자유 _조경란, 「나는 봉천동에 산다」
_성석제, 『투명인간』
명봉역에서 만난 아버지 _문정희, 「명봉역」
문학의 다른 이름은 어머니 _공선옥,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4장 북콘서트에서 만난 인생들
유쾌한 문학 _천명관, 『고령화 가족』
_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소년은 읽지 않는다 _박상률, 『봄바람』
아이의 행복을 지켜주는 동화 _고정욱, 『엄마의 등 학교』
내가 사랑하는 시 _정호승, 『서울의 예수』
열정의 생 _박범신, 『고산자』
꿈이 현실을 만날 때 _정한아, 『달의 바다』
부록 함께 부른 노래들
함께 읽은 책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을 어찌 잊을까. 활자가 솜사탕으로 변하여 내 입속으로 마구 들어오던 밤. 이전에 몰랐던 달콤함에 놀라서, 내 생애 처음으로 책을 읽다가 새벽을 맞은 밤. 누군가에게는 그냥 어느 날이 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그날로 남은 밤 말이다. 스무 살. 대학 신입생이 된 나는 전공서적을 사러 대구의 큰 서점에 들렀다. 제목도 생소하고 목차를 보면 머리부터 아파오는 경제학 책을 고른 후 계산대로 가려는 순간, 내 눈길을 붙잡는 책 제목 『별들의 고향』.
―「프롤로그―솜사탕을 먹는 밤」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왜 다른 인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같다. 무엇 때문에 다른 인생의 희로애락을 지켜봐야 하는가. 그것도 애정을 갖고 마치 내 일인 것처럼 말이다. 문학은 전부 남의 일이다. 그런데 내 일 같은 남의 일이다. 더러는 내 일과 똑같은 남의 일이다. 간혹 남이 찾아냈던 빛이 그대로 나에게 쏟아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을 찾는다.
―「운명의 회오리(김영하, 『검은 꽃』)」
그 무렵 나는 조금 늦게 찾아온 아기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 내 형편상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면서 정성을 쏟았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나는 어떤 경우든 소설을 읽으면 행복한 사람이다. 즐거운 내용은 즐거워서 행복하고, 슬픈 내용은 슬퍼서 행복하다. 하지만 『돼지꿈』을 읽을 때는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한 내용이었지만 문학을 사랑한 이후 처음으로 행복하지 않았다. 불행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행복이 저 멀리 있어서 내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
―「어린 생명(오정희, 『돼지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