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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419947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혼자인 내게 그림이 다가와 말했다
Part 1. 어떤 말들이 당신을 힘들게 하나요?
넌 살만 빼면 예쁠 것 같은데 / 로자 보뇌르, 「말 시장」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 피에르 보나르, 「남부 정원에서」
진짜 너로 살고 있니? / 세라핀 루이, 「커다란 마가렛」
네 나이를 생각해 /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넌 너무 내성적이야 / 그웬 존, 「파리에 있는 방 안의 예술가」
말 좀 해요 / 빌헬름 함메르쇠이, 「햇살이 쏟아지는 코펜하겐 해변로의 실내」
이거 진짜 비싼 거야 / 귀스타브 카유보트, 「프티 쥬느빌리에에 있는 리처드 갈로와 그의
개」
Part 2. 어떤 순간들이 당신을 괴롭게 하나요?
여자답게 행동해 / 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우린 안 된다니까 / 찰스 커트니 커란, 「선릿 골짜기」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더 무서워 / 캥탱 마시, 「늙은 공작부인」
행복해지고 싶어 / 로비스 코린트, 「온실 속 백합과 여인」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다비드」
동정 따위 필요 없어 / 앙리 드 툴루즈-로트렉, 「물랭 루주에서」
다음에 하지 뭐 / 주세페 데 니티스, 「정원에서의 아침 식사」
도판 목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끔 과거의 어떤 장면 때문에 잠 못 이루곤 한다. ‘그 사람은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그는 벌써 잊었겠지만 나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떤 말들이 까만 밤, 꺼질 줄 모르는 네온사인처럼 온종일 깜빡인다.
왜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지 않는지, 머리를 길러 장식하지 않는지, 드레스를 입지 않는지, 몸매를 관리하지 않는지, 화장을 하지 않는지……. 이런 말들을 귀에 진물이 나도록 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보뇌르는 자신의 가능성을 억압하고 짓누르는 질서와 결코 타협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흡연과 사냥을 보란 듯이 즐기며 자신을 지적하는 사회를 비웃었죠. 그러니 그 누구도 보뇌르에게 “당신은 좀만 더 꾸미면 예쁠 것 같은데”라고 말할 수 없었을 거예요. 보뇌르는 그런 말 따위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테니까요.
가까운 사람들에게 “너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무슨 농담도 못 하냐” 같은 핀잔을 들을 땐 빵점짜리 쪽지 시험지를 받아 든 초등학생처럼 의기소침해지곤 했어요.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개의치 않고 덤덤하게 받아넘기는 사람이 성격 좋고 멋지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