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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윤호, 주은 (지은이)
  |  
아토포스
2017-03-20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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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책 정보

· 제목 :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585338
· 쪽수 : 320쪽

책 소개

윤호, 주은 에세이. 남자가 암 판정을 받은 이후 그들은 연애를 결심했고, 암 수술 이후 지독한 투병의 과정 속에서 그들은 결혼을 결행한다. 곧 십 년의 세월에 다다를 것이다. 이것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며 한 여자의 이야기다.

목차

최초의 독자들이 전하는 한마디
주은의 프롤로그

1. 윤호: 암에 걸리다
2. 주은: 가을
3. 윤호: 벌거벗은 몸
4. 주은: 가지 않은 길
5. 윤호: 스티그마
6. 주은: 비정상
7. 윤호: 완벽한 타자
8. 주은: 승인
9. 윤호: 암 생존자-되기 프로젝트
10. 주은: 어른이 된다
11. 윤호: 고통의 공동체
12. 주은: 이행

윤호의 에필로그
후기
암의 나라, 고통의 공동체를 위한 찾아보기

저자소개

윤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의지의 사람(persistent). 진리와 씨름하는 사람(He who wrestles with truth). 성원권을 주장하는 사람. 책 읽는 솜씨만큼 요리하는 솜씨가 좋고 그만큼 식성도 좋은 박학-다식(博學多食)의 사람. 평온한 날에는 나무늘보처럼 행복하고 싸움을 감행할 때는 말 많은 나무의 전사(Indian name)가 된다. 주은이 문근영을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 대학에서 언론정보문화학을, 대학원에서 문화신학을 공부했으며 질병과 건강의 문제에 관한 학제간 연구를 계속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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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이상을 좋아하는 사람. 소설가 이상(李箱), 현실 너머의 이상(理想), 정상을 벗어난 이상(異常), 현재를 초과한 이상(以上), 평소와 다른 이상(異狀), 세상의 모든 이상들을 기꺼이 끌어안고 보듬는 사람. 유쾌함의 일상을 도모하되 슬픔의 자리도 기꺼이 직면하는 사람. 늘 마음을 살피며 궁금해하고 공감의 자리까지 질주하는 사람. 윤호로부터 문근영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라깡주의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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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의 삶은 저마다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고, 그 길을 가려는 시도라는 헤세의 말에 동의한다면, 삶이라는 도정에서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삶이 어려운 만큼 사랑도 어렵지만, 사랑은 각자의 진실로 나아가는 길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사랑이 두 사람의 관계로서 성립하기 위한 근대적인 방법은 연애다. 근대적이라는 말은, 현대에 이르러 연애의 당위가 상당 부분 소실되었다는 정황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한국의 청년들은 삼포세대의 명찰을 달고 산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세대적 특성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균열의 지점을 찾을 수 있다면, 일말의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다시 질문하고 싶다. 사랑의 모험을 즐겨야 할 시기에 우리는 왜 연애조차 포기해야 하는가. 연애 대신 현실의 문제에만 몰두하게 된 것은 정말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까. 우리는 과연 사랑하는 이의 타자성을 통과하여, 또한 나의 타자성을 그이에게 내보이며 각자의 진실에 대하여 진지하게 질문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일이 사치의 영역으로 이해되는 것이 공정한가.
_ 주은의 프롤로그


나는 스물일곱 살에 암에 걸렸다. 가만히 보면 ‘걸렸다’는 표현은 기이하다. 암이란 놈이 몰래 숨어 있다가 발을 걸기라도 했다는 셈인가? 그럴 리가 없지만 막상 암 환자가 되어보면 딱 그런 심정이다. 쿵, 길을 걷다 미처 보지 못한 돌부리에 발이 채여 넘어지듯, 쾅, 느닷없이 일어난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닥친 암을 묘사하는 데는 이만한 표현도 없다. 잠복하던 형사에게 걸려 범인이 잡힌 것처럼, 사악한 마법사의 흑마법에 걸려 희생양이 잡힌 것 같이, 나는 암에 걸렸다.
당연하게도 그때는(지금도 여전히) 암에 걸렸다는 말이 뜻하는 바를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암에 걸린 것일까? 담배도 안 피고, 술도 안 마시는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지? 수술받고 치료만 잘 받으면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처럼 낫는 걸까? 아니면 영화 〈사랑을 위하여〉(Dying Young, 1991)의 주인공처럼 결국에는 머리가 다 빠진 대머리가 되어서 죽는 걸까?
_ 1. 윤호: 암에 걸리다


- 환자분은 암이에요.
내가 암이라고?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내’가 ‘암’이라고? 다음 날 오전, 진료실에 불려가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기분 이 나빴다. 암에 걸렸다는 표현도 기이한 것이지만 누군가를 암이라고 하는 것은 무척 기괴했다. “나는 가수다”의 방식으로 “나는 암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나는 짜장, 너는 짬뽕?” 하는 일상 표현처럼 “나는 감기고, 너는 암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암은 병명일 뿐이다. 그것은 내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부해도 암이 나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나의 존재는 암이라는 단어의 집에 갇혀버렸다. 시나브로 나는 암을 떼어놓고는 나를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터였다. […]
나는 마치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고장 나 갓길에 세운 자동차 같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가던 주위의 차들은 이미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갓길에 처박혀 있다. 공장에 들어가서 어떤 특별한 수리를 받지 않고서는 고속도로에 다시 진입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폐차 처리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장이 났지만 어디가 얼마나 고장 난지도 모르고, 고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수리공장에 끌고 가줄 레커차를 기다리는 것처럼, 나를 수술해줄 의사를 만나기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했다.
나는 수전 손택이 명명한 ‘질병의 나라’로 추방 되었다. 나는 건강의 나라, 즉 일상의 세계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었다. 모두 포기하고 즉각 떠나야 했다. 암으로 인한 수많은 상실 중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무대였다. 암에 걸렸다는 것은 곧 공연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토록 공들여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한 문장 한 문장 해체하고 시간의 역순으로 재구성한 〈맥베스: 돌이킬 수 없는〉이라 는 작품이 내 손을 빠져나갔다. 숱한 시간 대본을 붙들고 씨름했고 반년 동안 배우들과 오십여 명의 스태프와 준비해온 공연이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이라는 부제처럼 암에 걸린 것과 무대를 잃은 것은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다.
_ 1. 윤호: 암에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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