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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91185585574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를 낳았을까
아이를 낳고서야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모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당신은 편하잖아.” 남편은 어느새 타자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를 낳았을까
육아에는 모든 문제가 겹쳐 있다
2부 독박육아, 아웃!
엄마를 착취하는 독박육아
또 다른 엄마를 착취해야 살 수 있는 엄마
― 58년생 개띠 엄마의 고난과 독립하지 못하는 82년생 딸의 슬픔
독박육아에서 공동육아, 평등육아로
집안일 지능 기르기
남편과 아이들이 추억 만들 시간을 빼앗지 말아달라
100조 원을 쏟아부어도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
3부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워킹맘입니다
육아는 노는 일이 아니다
― 아이를 키우는데 ‘집에서 논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엄마들의 죄책감을 부추기나
‘남의 편’을 바꿀 수 있을까
왜 여자들이 절반을 차지해야 하는가
워킹맘, 전업맘, 경단녀는 같은 이름이다
4부 아이는 자라서 사회가 된다
아들을 잘 키워야 세상이 변한다
유치원 운영위원을 하는 이유: 모든 게 정치니까
아이라는 우주가 찾아왔을 때… 사랑받는 건 오히려 나였다
아이들을 만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하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이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인지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을 상상해보지 못했다.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해야 한다고 남자친구였던 남편을 닦달했을 정도로. 나는 내가 결혼 제도에 들어가지 않고 아이를 낳을 만한 배짱은 없다는 걸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게 가부장제를 정면으로 배반할 용기가 없다는 뜻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렇게 서른 살에 임신하고 서른한 살에 아이를 낳았다.
_아이를 낳고서야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나만, 내 세대의 엄마들만 힘든 게 아니었다. 모든 엄마들이 힘들었다. 이렇게 힘든데 왜 다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아이를 낳고 나서 그 부분이 제일 이해가 안 됐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일을 다들 공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왔다는 사실이.
엄마가 나를 낳은 지 3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다. 아이들은 여전히 엄마의 고통을 먹고 자란다. 자라면서 육아가 어떤 일인지 들은 적이 없었다. 여성이 주로 해왔던 이 사적인 일에 대해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엄마는 “이제 다 까먹은 줄 알았는데 네가 두진이를 키우는 걸 보니 내가 널 키울 때 얼마나 자고 싶어 했는지 생각나더라”라고 하셨다. 지나고 나면 흐려지는 세상만사처럼 육아의 괴로움도 잊게 될 거라 생각하면 그만일까.
_ 모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무엇보다 가부장제는 ‘내 몸’이 알고 있었다. 결혼 초 시가에 가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편하게 있으라’는 시부모님의 말에도 언제 설거지를 해야 하나, 과일을 깎아야 하나 앉았다 일어났다의 반복이었다. 시가에 가면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더니. 내 이성은 친정에 간 남편에게 나와 똑같이 밥상 차리는 일을 돕고 설거지를 하라고 말했지만, 시가에서는 평소의 그런 나와는 다른 내가 툭 튀어나왔다. 그렇게 다른 나를 발견하고서야 알았다. 내 의식은 가부장적 세계의 부정을 주장했지만 내 몸에는 그 질서가 깊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몸속 깊이 체화돼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_“당신은 편하잖아.” 남편은 어느새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