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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91185585680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새로운 세계, 유럽을 발견한 첫 장면으로
1장 유럽과의 첫 만남과 첫인상
동과 서, 그 최초의 만남들
이양선, 눈앞에 나타난 불길한 존재
서양 문명의 첫 물결이었던 천주학과 서학
문헌으로 배운 구라파와 구라파인들
어렴풋이 상상해본 그들: 영길리와 불랑서
2장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시대, 《한성순보》가 포착한 유럽
중국의 개항과 대세의 이동
세계 속으로 들어간 조선 그리고 《한성순보》의 탄생
뉴스의 원천이 된 상해의 영국 조계 신문들
제국주의와 서세동점의 한허리를 관통하여
외신의 홍수 속에 사로잡힌 청불전쟁과 프랑스
3장 오랑캐에서 문명국으로, 우리가 발견한 유럽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구한말의 유럽 인식
새로운 문명의 향방과 유럽이라는 모델
각국 국민성에 대한 인식과 그 부침의 역사
4장 사상과 문화의 보물 창고: 근대 문화의 지향점이 된 유럽
시베리아 철도로 닿을 수 있는 그곳, 「세계일주가」가 노래한 유럽
유럽 문학을 통해 배우는 국민문학과 세계문학
문호로 불린 유럽 작가들, 인류의 문화유산이 된 작품들
문호 백년제: 20세기에 19세기 유럽 문학을 불러내는 방법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된 유럽 문학과 작가들
나오며 | 유럽이라는 우리 안의 타자, 그들을 통해 본 우리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청국과의 관계를 따지는 것은 청국이 천하의 중심이기 때문이고 이 나라의 위상을 따져봄으로써 우리나라와의 위상 역시 설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이 청국에 조공을 바치는 것이 있는지, 청국과 군신의 분별이 있는지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영국인들은 “영국의 면적은 중국과 같고”, 자기 나라 사신이 청국에 가서도 머리를 조아려서 하는 절인 고두례를 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국과 청국 “두 나라가 고루 크고 세력이 같아” 대등한 관계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19세기 말에 접어들어 유럽의 국가들을 기술하는 방식은 앞서 구라파를 기술하는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다시 말하면 새로이 발견된 유럽과 유럽인들은 더 이상 오랑캐일 수도 야만인일 수도 없는 세계의 대세이자 중심이 된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 혹은 시각의 개조는 점진적이었다기보다는 당황스러우리만치 갑작스러운 면이 있다. 말하자면 이를 세계 인식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담헌 홍대용이 “각각 제 나라 사람을 친하고 제 임금을 높이며 제 나라를 지키고 제 풍속을 좋게 여기는 것은 중국이나 오랑캐가 한가지”라고 하여 엄격한 중국 중심 화이관에 균열을 내고자 했던 것은 18세기 후반의 일이었다. (…) 특히 ‘개신유학자’로 불리게 된 구한말의 많은 지식인들은 유교를 보편 문명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토대로 서양 문명을 수용할 것을 주장하며 신문 발간 등을 통해 구한말의 담론 질서를 주도하고자 했다. 즉 이들은 정통 성리학을 고집하는 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적 조건과 환경에 맞는 유학을 모색하고 또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다. 조선인들이 외부에서 밀려오는 거센 파도에 그저 떠밀려가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