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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85876146
· 쪽수 : 82쪽
· 출판일 : 2015-02-01
책 소개
목차
외로운 너구리 3
나무에 오르고 싶은 코끼리 9
지렁이와 딱정벌레, 누가 더 화가 났을까? 15
다람쥐와 물구나무서는 개미핥기 21
생쥐와 가재의 가방 27
고슴도치의 편지 33
화내지 않는 땃쥐 43
양보하기 싫은 하마와 코뿔소 51
함께 있고 싶은 다람쥐와 개미 57
두꺼비의 ‘화’를 어떻게 할까? 63
딱정벌레와 귀뚜라미의 화내는 방법 69
‘화’ 가 모두 사라진 날 75
리뷰
책속에서
매일 저녁 해가 질 무렵이면 너구리는 작은 언덕에 올라 외쳤어요.
“태양아, 지지 마! 이번 한 번만 가지 마! 내 말 안 들려?”
너구리는 주먹을 흔들며 펄쩍펄쩍 뛰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눈물까지 났어요.
그러나 태양은 어김없이 지고 말았죠.
태양의 꼬리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면, 너구리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저으며, 잔뜩 실망해서 집으로 향했어요.
너구리는 넓은 초원 한가운데 작고 어두운 집에 살았어요. 세상천지에 아는 이 하나 없는 외톨이였어요.
집에 도착한 너구리는 양팔을 베고 침대에 누워, 왜 태양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지 곰곰 생각했어요.
‘한 번 정도는 지지 않고 그대로 있어도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잖아……. 화를 더 내 볼까? 아니면 무섭게 위협해 볼까? 발로 차 버리는 건 어떨까? 그것도 아니면 멀리 떠나 버린다고 겁줄까? 그러면 태양이 비출 친구가 없을 테니까.’
너구리는 매일 밤 몇 시간 동안 태양 생각만 했어요.
‘지평선까지 가서 태양을 자기 손으로 떠받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받침대를 만들어 태양이 지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태양은 너무 크고 힘이 셌어요.
너구리는 태양이 사기꾼이란 결론을 내렸어요. 온종일 빛을 내며 영원히 떠 있을 것처럼 기대를 주다가 갑자기 져 버리니까요. 그게 바로 사기죠. - <외로운 너구리> 중에서
“나 지금 아주 화났어!”
겨울 어느 날 저녁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나는 너보다 더 화났어!”
지렁이도 말했어요.
해가 질 무렵 지렁이와 딱정벌레는 장미 덩굴 아래 나란히 앉아 있었어요.
“안 돼, 네가 나보다 더 화날 수는 없어.”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안 된다고?”
지렁이가 되물었어요.
“안 돼!”
딱정벌레가 소리를 질렀어요. 지렁이와 딱정벌레는 펄쩍펄쩍 뛰면서 더욱더 화를 냈어요. 화가 나서 머리와 어깨가 새빨개졌어요. 순식간에 다른 동물들이 지렁이와 딱정벌레 주위로 몰려들었어요. 다들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와, 쟤네 무척 화났나 봐.”
동물들이 말했어요.
“내가 지렁이보다 더 화났어!”
딱정벌레가 말했어요.
“아니야, 나라니까? 나라고!”
지렁이가 맞받아쳤어요.
동물들이 딱정벌레와 지렁이를 에워싸고 딱정벌레와 지렁이의 새빨개진 어깨를 조심스럽게 만져 보았어요. 동물들의 발과 깃털이 타는 것처럼 화끈거렸어요. 그래서 동물들은 머리를 내저으며 어떻게 할지 회의를 했어요.
시간이 한참 지났어요. 드디어 동물들은 의견을 모았어요.
“너희 둘 다 매우 화가 났어. 하지만 더 화난 쪽은…… 딱정벌레 같아.”
동물들이 말했어요.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어!”
딱정벌레는 만족스럽게 씩 웃으며 동물 친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어요.
그러자 지렁이가 더욱더 사납게 소리 지르고 울부짖었어요.
“아니야, 내가 더 화났어! 나라고!”
동물 몇은 겁을 먹고 뒤쪽으로 물러섰고 몇은 뒤로 넘어졌어요.
지렁이의 눈에서 이글이글 불꽃이 튀었어요. 그 불꽃이 잔디에 튀어 불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렁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화를 냈어요.
“내가 지렁이보다 더 화났어!” - <지렁이와 딱정벌레, 누가 더 화가 났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