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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091258
· 쪽수 : 118쪽
· 출판일 : 2015-05-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아픈 봄날
모탕
연잎 한 장
도반(道伴)
어미 소의 눈물
연꽃
립스틱이 맵지
겨우살이
바람꽃
수수꽃다리
꽃 편지
붓꽃은 19금(禁)
고수씨앗
봄눈
염장 지르다
논
제2부
발톱
꽃들이 그걸 모를까
능소화
자작나무 애인
원추리 꽃은 붉다
수국 피는 칠월이면
그 여름 목백일홍
밤꽃
무갑리 주민 여러분
팔미라로 간다
입담 좋은 아침
까막과부
풍습
군불 때는 저녁
히말라야 산정(山頂)을 날다
꼬리 없는 소
제3부
감자꽃
남평장 화초첩
산국(山菊)
씨 부랄[種] 주의보
사람이 경전(經典)이다
옛 그 집
간벌
가물 현(玄)이다
묵호
붉은 대추
김장김치
갈치속젓
쑥부쟁이
수원역
우화(寓話)
국수 한 그릇
바슐라르와 화목난로
제4부
바리스타를 꿈꿨던가
독(毒)
왼손은 모두 안다
습관
바닥짐
붉은 꽈리 여인이 사는 집
청시(靑枾)
붉은 칸나
안동 헛제삿밥
겨울 채비
뚱딴지꽃
가을 편지
염소
시월의 붉은 군대
경운기 면허증
겁 없는 봄
봄날은 간다
해설 성찰을 수행하는 세 가지 방식 / 황정산(시인·중앙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이 경전(經典)이다
파주 금촌 가는 경의선 차창 밖
산벚꽃 흩날린다
어디서 탔던 모자(母子)일까
노모는 허리가 ㄱ자로 굽어
거동이 불편해 보인다
씹기 힘들어 하는 늙은 어미에게
단팥빵 한 입씩
손으로 떼어 넣어주는 아들
무심한 듯 딴 곳을 바라보다가
오물거리는 늙은 어미의 입을 본다
그리고 다시
빵 한쪽을 챙겨 넣어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는데
마저 다 드신 듯
입까지 닦아주는 아들의 손
그 어떤 경전(經典)이
저 손보다 성스럽고도 다정할까?
겨울 채비
바람은 차고 아침 서리 매서워져
텃밭 무 걷이를 했습니다
어떤 것은 아내의 매끈한 종아리 같고
어떤 것은 큰아이 장딴지처럼 굵고
옛적 나의 젊은 아버지가 하던 방식으로
무릎팍 깊이만큼 땅을 파고 묻습니다
그늘에 앉아 아내와 무청도 엮습니다
한겨울 눈이 폭폭 내려 쌓이면
시래기 무청과 땅에 묻어둔 무를 꺼내
서억-썩 썰어 넣고
아직 도축장 도장이 파랗게 찍혀
돗바늘 같은 털이 숭숭 남아 있는
돼지고기도 한 근 썰어 넣고
청국장을 끓여내면
먼 데서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개 짖는 소리도 컹컹 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