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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104774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7-12-08
책 소개
목차
회장 인사
서문 | 시간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 역사기 | 지연희(시인, 수필가)
김태실 | 쇠똥구리 아빠 | 바오밥 나무 | 나무를 심는 마음
최정우 | 그림자 놀이 | 가로등 불빛을 걷는다
서선아 | 혼자 피운 꽃 | 서초역 2번 출구 | 네모 | 어느 동창
곽영호 | 무리 | 단추
김영숙 | 그리움의 조각 | 서로가 서로에게 | 단풍 | 비밀
이규봉 | 어금니
김숙경 | 갑의 여자 을의 여자 | 너를 조금만 만지리
전옥수 | 그녀는 예뻤다 | 좁은 길
허정예 | 태장면 고개 | 고해 | 진달래 필 때면 | 봄 길
박경옥 | 낮달 | 옛집 | 당신의 길 | 연가
공석남 | 귀신사, 팽나무와 어머니 | 쇼핑
김주현 | 칠보산 아침 | 저녁 | 중년의 달 | 열다섯 그 애 | 소리를 듣다
임종순 | 거리에서 | 가을 언덕에서 | 도토리묵 | 새 인연
남정연 | 좋은 인연 | 귀한 生
장선희 | 망각 | 기억의 날갯짓
원경상 | 불꽃 | 취객 | 싹 | 뜨거운 사랑
정정임 | 불면증| 공사 중 | 가마솥의 눈물| 회춘
남지현 | 거리에서 | 비상 | 여정 | 어머니의 항아리
정건식 | 문학 | 천상의 하모니 | 가을 빛 | 가을 담은 소쿠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 의지는 오직 하나였다. 옳은 길에 서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서로에 대한 격려였고 사명이었다. 그 대열에 함께하는 자체가 애국이고 애족의 길이었다. 비록 그 길이 좁고 협착할지라도 내디딘 내 발끝의 무게로 그 길이 곧아지고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용기를 내어 본다. 거대하게 또는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지는 함성에 간절한 소망을 담는다. 결혼식을 막 끝낸 신랑신부에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수능을 치르고 가슴 졸이는 입시생들에게 희망이라는 환한 길을 내어 주고 싶다. 메아리치듯 여린 촛불로 이어진 좁은 길 어디쯤엔가 햇살 가득 드리워질 밝고 넓은 길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며 말이다.
- 좁은 길 | 전옥수
귀신사 팽나무 뿌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발길이 쉽사리 돌아서지 않았다.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었던 엄니의 다리를 보는 것 같아서다. 요양원 창가에 맞게 놓인 침대 한쪽으로 엄니의 희미한 웃음이 엿보인다. 잘 가라고 흔들던 뻣뻣했던 손가락. 침대를 짚고 엉거주춤하시던 그 모습은 나무뿌리와 흡사했다. 두둘거리던 힘줄과 함께 돋아 오른 푸른 정맥은 마지막 힘을 보태는 고단한 삶을 내려놓기 직전의 마른 뿌리였다. 가슴을 드러내기엔 역부족인 그 눈망울엔 그렁한 눈물 한줄기가 비쳐나고 있었다. 팽나무가 안으로 깊숙하게 묻었던 다리를 어느 날부터 이렇게 내놓았는지는 모른다. 비바람과 풍상에 깎이어 덮었던 풀마저 시들었던 자리다. 그리고 고운 흙들까지 날아간 그곳에서 애처로운 형상으로 하늘 자락을 바라보는 나무의 삶을 생각하다 보니 나는 잘 해드리지 못한 엄니를 보듯이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 귀신사, 팽나무와 어머니 | 공석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