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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6170335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5-04-10
책 소개
목차
9. 지켜주겠다는 약속
10. 사람의 의지
외전. 문득 뒤돌아보면
책속에서
“언제부터 깨어 있었던 거예요?”
민아가 눈가를 매만지며 유루스에게 물었다. 유루스는 입안의 수프 때문에 머뭇거리다가, 곧 꿀꺽 삼키고는 대답했다. 아무래도 조금 뜨거웠던 모양이었다.
“점심 되기 조금 전부터.”
그때라면 자신이 카라한에게 훈련장에서 얻어맞고 있었을 때쯤이었다. 카라한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하지만 민아가 지금 물어보고 있는 건 그게 아니었다. 민아는 소탈하게 웃으면서 다시 질문했다.
“아니. 제가 이 방에 들어왔을 때요. 도대체 언제부터 깨어있었던 거예요? 내가 하는 말 어디서부터 들었느냐고요.”
“아. 네가 내가 깨어나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말할 때부터.”
유루스는 귀 뒤를 매만지며 조금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의 대답대로라면, 그는 잠에서 깨어나고도 한참이나 자는 척을 했었다는 말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민아였는데, 도대체 왜?
민아는 의아함을 느끼며 그릇에서 수프를 떠올렸다. 그리고 후후 불어서 조금 식힌 뒤 유루스의 입가에 대주자, 그는 순순히 민아가 주는 수프를 받아마셨다.
“근데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거예요.”
“어……. 그게.”
그가 생각보다도 수프를 잘 먹어서 다행이었다. 이 속도로 먹는다면, 곧 주방에 한 그릇 더 받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민아는 다음 술을 떴다.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갑자기 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스킨십을 하길래. 방해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했고, 어디까지……. 아, 뜨거워!”
유루스가 악 소리를 내며 얼굴을 뒤로 뺐다. 민아가 당황한 나머지 입이 아닌 그의 볼에다가 대고 숟가락을 꾹 누른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를 바로 얼굴에 대고 문댔으니 뜨거울 만도 했다.
민아가 허겁지겁 쟁반 옆에 있던 손수건을 집어 들어 유루스의 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빨개진 볼을 닦아주다 보니 다시 당황스럽고 민망해져서 유루스의 볼을 닦아주는 척, 일부러 꾹꾹 힘주어 문질러댔다.
“아파!”
“어디까지라니요? 어머, 어머, 어머!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단지 아픈 사람이니까, 걱정되기도 하고, 만날 땀 닦아주고 물수건으로 씻어주니까 아무렇지도 않아져서 만진 거라고요! 아니면 뭐 다른 의도가 있다는 거예요? 나 참, 당황스러워서!”
민아는 새빨개진 얼굴로 속사포처럼 변명을 늘어놨다. 그러다 보니 또 자기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탁하는 소리가 나게 수건을 쟁반 위에 도로 올려놓았다.
“많이 회복되신 것 같으니까 이제 혼자 드세요.”
민아가 토라진 얼굴로 픽 고개를 돌려버리자 유루스는 멋쩍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랐다. 하지만 민아가 좀처럼 다시 자신을 쳐다볼 것 같지 않아서 그는 스스로 쟁반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