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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198223
· 쪽수 : 266쪽
· 출판일 : 2016-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집을 나서며
1부 시인의 집으로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고향을 생각하며 지금 시를 쓰는 사나이 - 박인환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 이상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정지용
나 또한 산을 닮아보리라 - 신석정
너에게 편지를 쓴다 - 유치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이 - 김영랑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 조지훈
2부 소설가의 집으로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 김유정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 채만식
길은 지금 긴 산 허리에 걸려 있다 - 이효석
문학은 꿈이다, 눈물이다 - 이청준
그 눈바람을 맞고도 싱싱하구나 - 심훈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 황순원
3부 바다 너머로
알고 있어. 난 데려다 키운 아이라는 것을 - 미우라 아야코
나는 눈물에 젖어 게와 벗하였도다 - 이시카와 다쿠보쿠
오키나와의 바다 색깔은 무궁무진하단다 - 하이타니 겐지로
삶은 자기자신에게로 이르는 길 - 헤르만 헤세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학관 뒤로 조성된 계단 백여 개를 오르며 언덕의 굴곡을 탔다. 가장 높은 곳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임을 알리는 표석과 시비가 있다. 언덕을 둘러싼 울타리에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손때가 많이 탄 곳은 되려 깨끗하고 부드럽다. 형상이 남아있지 않아도 시인의 시는 자연스레 읽힌다. 원체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시였다. 손끝으로 울타리를 훑어가다 길이 아닌 곳에 발을 디뎠다. 낯선 발소리에 놀란 새들 이 허겁지겁 하늘로 흩어졌다. 규모는 작지만, 시와 풍경이 어우러진 산책로는 사람들의 발길로 풍성하다.
-윤동주
한창이어서인지 낮의 메밀꽃도 소금을 뿌린 듯 새하얗다. 앙증맞은 벤치들과 조형물은 광활한 흰 물결 사이에서 제 몸을 내밀며 재미를 더한다. 메밀꽃은 하얗고, 열매와 줄기는 빨갛지만 열매가 다 익게 되면 검게 변한다. 이파리는 초록이고, 뿌리는 노랗다. 멀리서 보면 하얀색 밭이지만 가까이 보면 많은 색이 숨어있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이효석
얼굴의 주근깨가 도드라졌다. 잠시 멈추었던 일상의 시계를 돌려야 할 때다. 여행은 한 걸음 물러나 일상을 돌아보는 경험이다. 그러나 강진은 공백이 많았던 여행지였기에, 반대로 여행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서울로 올라와 죽지(竹紙)를 펼쳤고, 비어있는 공간을 마주했다. 품어 온 모란의 공백을 붓끝에 실어 내렸다. 이듬해의 모란을 기다린 다. 그때는 그 질박한 아름다움을 보고 돌아와, 생생한 풋향기를 종이에 가득 담아야겠다.
-김영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