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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혜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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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데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372951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2-05-23

책 소개

하혜희 시인의 첫 시집. 우리가 결국엔 죽을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로부터 출발하여 그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이채롭게 감각해낸다. 아울러 인간과 비인간, 사물과 동물, 계급성을 가로지르며 깊숙이 통찰한다. 생경하면서도 매력적인 문장과 리듬을 통해 신비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목차

머리시 - 진실로

1
청색광
회전력
거머리의 형상 자백
생명 충격
공중 들림
추모 공원
요양원 전통
소설
아주 긴 밤을 보냈다
설계의 전당
정원수
명멸
넷째 날에
금성
문화원
별표
데모 1

2
생매장
두 설교자
워십/캠페인
전쟁기념관
예례띡
새벽송
사자를 보고 있을 때 사자가
미싱 머신
옛 엔진 주로
파리에 관하여 설명함
등 위의 밤
팸플릿
수성
재생력
엘프 드릴
미래관


3
플랜 비
대미망인
우유 운반자
아마 언더스로어
불의 논리
소동물
새는 물의 탐지
사월 밀알이 되어 순서를 정하고
하렘
템플
바리케이드
로맨스
텔레파시
종소리
핑키
일기
존엄사에서 깨어나기

저자소개

하혜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쓰이거나 쓰임 없는 이야기의 가공인물. 『더 멀리』 4호로 활동 시작, 『던전』에서 「데모(데모)」를 연재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머리시 - 진실로」

이제 배경음악 작아지고 좌중 조금 앞으로
무엇이 나오든 궁금치 않을 장터에 들고 읽는 큐 카드
들어라! 이런 것이라도

인천에서 출생, 『더 멀리』 4호로 활동 시작, 동인 공동창작 전선 소속, 그런 소속이 아니며, 활동을 시작한 적 없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용사, 사람 중에 적이 없는
혜희는 이것들을 쓰지 않았다

실존하지 않는 혜희는 어느 날 자신이 세계에 등장할 수 있음을 알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허락했습니다
나아가라
말하는 모든 것과 모든 말 못 하는 것들의 친구이자 손님
대체 가능하다고 믿어지는 이들의 최고 사자 참칭
공산주의자?옛 연인
화자 대리
지난날 포기하고 그러쥔 것은 우리
백악마, 회심한
그리하겠나이다
선대의 슬픔 위에서 후대의 격노 뒤에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 점점 더 또렷이 점점 더 분명히, 점점 더 널리 점점 더 가까이, 점점 더 우리에게, 사람들에게,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산 것들과 아닌 것들,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에게, 나와 너에게, 충분하게 도래해버린
우리 계급을 위해

앞날에까지 미쳐야 진실이라던데
들날짐승과 벌레들 야유, 다시 음악 커지며, 사회자가 뻗친 손, 입장로는
어디에? 두리번대는 우리의 얼굴 이리저리로 막힌 암흑을 쏘는 탐조등 멋대로의 좌석 대가리들 가장자리로부터
계급의 스타가 떨어지는데 혜희의 뻗친 손가락이 그것을 붙드네

모두 죽을 것이다!


「회전력」

그것은 내가 늙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의자를 들고 나와 나무며
행인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어요
라는 말은 다가온 젊은이가 이것을
말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듯이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벌떡 일어났지 뭡니까 저도 모르게, 지금은
물을 머리에 끼얹고 싶다고 물을 머리에
끼얹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와 함께 눈물이나 흘릴 것을
주제의 전진을 나도 믿는다고 말해줄 것을
그러지도 못하고 나는 주스를 사 주었을 뿐입니다
떼죽음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내 방에 누운 나를 생각했어요
어찌나 서러웠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맞았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다 죽였느냐고, 전부 다
죽인 것이 맞냐고 차마 묻지는 못하고
얼마나 바뀌었지요? 묻고 말았는데
전부 다요, 답하는 젊은이의 낯에는 씻을 수 없는 슬픔
씻을 수 없는 슬픔
우리는 정말로 이겼던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듯이
나는 묶던 것을 마저 묶고 싣던 것을 마저 싣고
밀던 것을 마저 밀었지요 생각을, 그리고 이곳
선 채로 나는 사후의 세계를
밟았습니다 받을 것을 받기 위해서
모양이 나아가던 것을 기억합니다
매끈한 얼굴을 더듬는
나의 손은 가볍습니다 밀어봅니다
끝나고 싶지 않은데요


「요양원 전통」

미래는 종합되고 내게도 전망이 있다
죽어야겠다고 말하는 오후에도
눈 깜짝 않던 당신
친구들은 떨어져 죽고 매달려 죽고
타서 죽고 병들어 죽고 그냥저냥 죽다
그리운 분, 머리띠를 하고 드러눕네
공중에 대고 말하기, 공중에 말하기
이뤄지지 않은 타당함을
공중에 대고 말하기, 공중에 대고
말했던 당신
벽의 단단함 유리의 얇음
유리 벽의 단단함, 당신은 타는 듯하고
미는 듯하다 당신은 너무 긴 암시
너무 얇은 장면, 점점 커지는 날붙이로
너무 많이 누르시네, 그만
가르쳐주세요, 기저귀를 입고 당신 품으로 뛰어드는
친구들은 사람들, 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오가고
당신의 눈알은 담긴 곳 없다
쓰러지는 각도로 이끄시는 당신
당신의 관이 언덕에서 구르며
리듬 있게 부서진다고 하는
전망이 내게는 있다
당신은 먼 날의 시골길, 붕어들의 구부러짐
복수의 손잡이를 잡은, 당신은 잘 마른
복수의 손잡이시고
다리이시고
중력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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