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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들어있는 작은 공을 찾는다

우주가 들어있는 작은 공을 찾는다

오정순 (지은이)
현대시학사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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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들어있는 작은 공을 찾는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우주가 들어있는 작은 공을 찾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297
· 쪽수 : 153쪽
· 출판일 : 2021-08-10

책 소개

현대시학시인선 76권. 오정순의 신작 시집. 여기, 생의 비애와 생명체의 고통을 직시하는 시인이 있다. 이 세상 온갖 아프고 슬픈 일들을 직시하고 있노라면 눈은 따갑고 가슴은 쓰릴 것이다. 그래서 ‘혀 밑에 숨긴 말’을 하기로 했다. 나날의 삶이 시가 된다.

목차

제1부

물의 데칼코마니
오른손 압화해도
바위섬
행복론
누에 가출기
배다리를 항해하는 포장마차
감기
옥계폭포
회룡포
그 여자의 선택
하이힐
비상구 표지판
상현달 눈부시다
건강검진
구체관절인형

제2부

태양의 각도
분화구 물결되다
냄새의 고자질
산봉우리가 둥근 건
소나무에겐 날개가 있다
배추의 돌연변이
한해를 잘라냅니다
끈끈이 슈퍼
날마다 동침하고 싶다
거북시장 문 열자
자전거가 사라졌다
구슬
되돌아올 말 하나 갖고 싶다
나팔꽃
바비

제3부

제비집
에덴동산 탐방기
공존
양파
카디날피시
까치마을 이주사
몸으로 쓰는 언어
얼룩말
쓰레기통 비우기
떡 반죽을 하다가
은행나무 물고기
손톱 밑의 겨울
드라이플라워
껍질의 무게
도토리나무 자서전

제4부

각질이 품은 말
첫눈 오던 날
코스모스의 질주
계절의 껍질을 벗기다
눈 내린 날 오후
호랑나비
혀 밑에 숨긴 말
냉장고
젖은 날개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간
우주 밖의 세상이 궁금하다
한 마을을 장사葬事하다
입주 계약서를 쓰다

해설 파토스(pathos)를 기억하는 방식 / 고광식(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오정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예산 출생. 재능대학 문예창작과졸. 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수료.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창전문과정 수료. 개인시집 『수신인은 나였네』 『그곳에 가면』 『전설을 덥석 물다』. 2019년, 2021년 인천문화재단 문학창작지원금 수혜. ojs54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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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공존


벽이 물고 있던 녹슨 못을 놓는다
바닥으로 뒹구는 벽시계는
온몸 맡기고 의지했는데 변심했다 원망하지 않는다
그 마음을 알 만큼 함께 어깨동무하며 걸어온 나이

드러난 속은 아직 심장의 온기가 남아 있는데
안내하던 초침이 구부러져 제자리걸음이다
맞물린 톱니바퀴도 한 발 올렸다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분침 시침도 그 자리에서 헛손짓만 한다

작은 바퀴가 돌지 못하면 맞물린 시간은
큰 바퀴까지 물고 늘어져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걸음

굽었던 초침 곧게 펴니 톱니가 멈췄던 발걸음을 뗀다
톱니에 매달린 시침이 한 발 옮기자
맞물린 바퀴도 걷고 뛴다

종이옷 입힌 못, 그 자리에 다시 박는다
벽은 시계를 힘있게 붙잡고 벽시계는 편안히 기댄다
서로의 체온이 만나 따스해지고
절도 있는 달리기를 시작한다


산봉우리가 둥근 건


등 굽은 것들은 모두 할머니를 넣고 다닌다

앞집 할머니의 등에 모서리 없는 반원이 붙어 있다
할머니 손에 잡혀 감자 까는 달챙이 숟가락도 반원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그 많은 감자를 파먹고
반쪽짜리 되어 등마저 굽었다

오늘은 달챙이 숟가락이 마실 나가는 중이다
막걸리 한 병, 사과 한 개, 마른오징어 한 마리 손에 들고

식구들 밥 푸고 겨우 남아야 할머니 차지였던 눌은밥
막내아들 간식이 되어버린 누룽지도 등이 휘었단다
최고의 간식거리를 주었던 등 굽은 감나무 살구나무가
더 이상 등 굽지 말라고 괴었던 받침대 꺾이던 날
막내아들도, 산으로 간 남편 곁으로 형 따라 갔단다

등 굽은 것들은 끝내 산으로 간다
달챙이 숟가락이 산에 심겨 등 굽은 할미꽃이 된다
산이 반원인 건, 모서리 없이 둥근 건
그 속에 등 굽은 것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석양에 산봉우리가 유난히 반짝이는 건
할미꽃 등 속에 고인 보석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구체관절인형


목련이 입천장까지 보이며 하품하는 시간
곰인형을 끌어안고 한숨 자려는데
전화 통화하는 언니는 외출을 서둘러요
묻지도 않고 나를 가방에 넣었는데
벌어진 틈으로 머리가 삐죽 올라왔죠
언니의 구두 굽 소리가 커질수록
나도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에서 함께 뛰었어요

출발하는 버스에서 카드를 찍다가 가방을 놓쳤는데
안쪽으로 기우뚱거리며 굴렀어요
피하려던 사람이 가방을 밟고 말았죠
나는 곰인형을 더 세게 안았어요
곰이 혓바닥을 쑥 내밀며 나를 쳐다봤어요

언니는 얼굴에 흉터가 있는 아저씨 앞에서
가방을 들고 핸드폰만 보고 있어요
버스가 흔들리면 관절이 아팠어요
내리막길에선 다리에 힘을 줬는데 어깨뼈가 우두둑
감각이 없고, 팔다리도 흐느적거렸지만
그 사람 얼굴을 안 보려고 눈을 꼭 감았어요

버스가 멈추자 사람들이 내리고
나도 그 아저씨를 벗어날 수 있었어요
참았던 숨을 몰아쉬는데 가슴에서 바람이 새고 있어요
가방에서 나오려는데 다리가 제멋대로 흔들려요
고관절이 부러진 것 같아요
곰인형을 안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업고 있었어요
내 머리가 180도 돌아간 거죠

언니는 굽이 부러진 구두 한 짝을 벗으며
나에게 소리쳤어요
“인형은 왜 갖고 다녀? 너만 들어갔으면 괜찮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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