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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792
· 쪽수 : 134쪽
목차
서문
추천사
1부
석류
가을밤에
돌팔매
갈대
달밤
낙과
호떡
기로에서
등불
쇠똥구리
금수저
북망
성추행범
2월
경칩
다문화가정
2부
부부싸움
파도
각
다큐멘터리
갯바위
말
전지사
흥부 마누라 왈
하이에나
바위
돈
외발로 선 시간
조난자
맛집
욕심
대나무
3부
눈 내린 아침
조각달
뻘낙지
봄 산
난장판
후박나무 비명
새벽 비
로드 킬
강제 철거
실연
점령군
겨울 삽화
펑크
2월 중순
취조실에서
4부
동행
꽃이 진 자리
석양의 외도
가을 저녁
첫 월급
까치밥
마지막 잔을
오빠
폐가
꼭! 그만큼
도둑
춘정
겨울 산사
결별
하산
해설
정통시학이 역동적으로 펼치는 서정의 순도와 깊이│
이경철(시인 ·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밤
실수였다.
길 위의 작은 물웅덩이에서
활짝 웃고 있는 달을
밟은 것은
개 짖는 소리에 놀라
후다닥 내달리다 마주친
순간
찰박!
부서져버리고 말았다.
누가 보았을까
두리번거리는 사이
다른 웅덩이로 옮겨 앉아
시침 뚝!
대나무
허허실실 속없이 사는 것 같아도
마디마디 박힌 옹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나 용을 쓰며 살아내고 있는지를,
줏대 없이 흔들리는 것 같아도
사철 푸른 잎을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나 올곧게 살아 왔는지를,
밤새 휘몰아치는 폭풍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옹골차게 뻗어나간 뿌리가 있어서다.
부부싸움
말에도 꽃이 핀다면
사랑이라는 말에는 아마 얼음새꽃이 필 것이다.
수줍은 듯, 가녀린 듯 피어나지만
제 체온으로 쌓인 눈을 녹이면서
고개를 내미는
말에도 열매가 열린다면
용서라는 말에는 아마 모과가 열릴 것이다.
생긴 거야 볼품없지만
제 몸이 상하더라도
마지막까지 향기를 잃지 않는
오늘
너와 내게는
꽃도 열매도 아닌,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툇마루에서 시시덕거리는 봄 햇살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