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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561379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008
Berlin, Germany - 예쁜 척하지 않아서 좋은 너 024
Amsterdam, Netherlands - 누구에게나 아주 상냥한 방문 130
Barcelona, Spain -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순진한 얼굴 166
Gyeongju, South Korea - 둥근 무덤을 만날 때마다 뾰족함을 잃었다 218
Seoul, South Korea - 실은 가장 고마운 생활의 내역 226
Paris, France - 낭만적인 모든 것들의 숙소 246
에필로그 34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음이 분주한 수많은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결국 ‘나’에 대한 것이다. 나에게 온전히 몰입하겠다는 다짐이 자꾸 무너진다. 그럴 때면 하루하루를 모면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어떤 날은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거대한 결혼식 같다. 번잡하고 알맹이는 쏙 빠져 있는 상황, 머물기 싫은, 그렇다고 먼저 떠날 용기도 없는 나날. 수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작 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누군가로부터 구할 수 없는 스스로의 소식은 화려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 나에게 닿는 일을 좀더 쉽게 만드는 것은 결국 ‘여행’이었다.
멀리서 들은 부고 소식처럼 외로운 기분에 잠긴다. 살짝 좋은 기분이 엿보이면 나는 겨드랑이가 아프도록 손을 흔들었다. 혹시 나를 스쳐 지나갈 수 있으니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나를 태워가라고. 사건이 될 만한 하루를 찾아 나선다. 묵묵부답하다가도 낯선 색깔로 반짝이는 단서들.
실제로 우리의 괜찮은 모습은 찍히지 않는다. 당황할 때, 슬플 때, 기쁠 때, 크고 작은 사건에 부딪힐 때…… 내 모습이 투영된 무언가 앞에 서 있지 않는다. 모두 삶의 현장에서 흘러갈 뿐이다. 우리는 아무런 노력 없이 삶의 자리에 머물면 된다. 그것만으로 유별나고 궁금한 여자가 된다. 어쩌면 타인이 바라보는 눈빛, 찍히는 시선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응시하는 것이 일상을 영화로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제대로 ‘내’가 되는 것. 그것만이 주인공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