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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8673210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6-07-15
책 소개
목차
줄리 Julie
마리 Marie
알리제 Alizee
프란체스카 Francesca
젤다 Zelda
제난 Jenane
자히아 Zahia
유코 Yuko
마리암 Maryame
빅토리아 Victoria
모드 Maud
나나 Nana
베로니크 Veronique
조르지아 Georgia
*옮기고 나서
리뷰
책속에서
"줄리의 입가에는 침이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꾀죄죄한 티셔츠 차림의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눈동자는 얕은 바다에 떠 있는 해초처럼 초점을 잃은 채 흔들리고 있었다. 줄리가 나에게 한 시간 정도 아이를 맡기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밤중에 예고도 없이 아이를 맡기러 온 적은 없었다. 줄리는 나에게 아이를 건네주고는 돌아섰다. 그러고 보니 줄리는 반바지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이건 나쁜 징조다. 우리 집에서 마지막으로 옷을 입지 않고 돌아다녔던 사람은 바로 알츠하이머 초기였던 증조할머니였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줄리처럼 심각한 모성 고갈 상태에 처한 여성들은 그동안 숨겨왔던 개인의 상처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의 절망을 생명 에너지로 바꿔 보려고 애쓴다고 했다. 그녀들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고 무조건적인 모성에 반대하며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여자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고 만다. 말 그대로 무너져 버린다. 실제로 줄리가 그랬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씻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마치 전원이 꺼져 버린 것 같았다."
"마리는 곧 복도 끝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방문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문고리를 돌렸다. 오전이 한참 지난 시간임에도 커튼을 걷지 않은 탓인지 방 안은 몹시 어두웠다. 나는 앞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 속에서 침대 하나를 발견했다. 그 위쪽에는 십자가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그 침대 한가운데에는 한 젊은 남자가 벌거벗은 채 자고 있었다. 낡아빠진 가구들에 둘러싸인 그는 마치 캄캄한 밤에 반짝이는 반딧불이 같았다. 마리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려는 듯 내 얼굴을 살폈다. 내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