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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 료 (지은이), 문기업 (옮긴이)
이야기가있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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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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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스페이드 3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676106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6-07-11

책 소개

2014년 23세의 한 청년 작가 아사이 료는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나오키상 수상 이후가 더 기대된다는 평을 받은 아사이 료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그 작품이 바로 <스페이드 3>이다.

목차

스페이드 3
하트 2
다이아몬드 에이스

저자소개

아사이 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9년 출생. 와세다대학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13년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최연소 남성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 기록됐고, 2014년에는 《세계지도의 초안世界地図の下書き》으로 제29회 쓰보타 조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1년 출간한 《정욕》은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 외 저서로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다시 한번 태어나다》, 《꿈의 무대, 부도칸》, 《시간을 달리는 여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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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업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 문부성 국비유학과 출판사 근무 등을 거쳐 다양한 책과 서브컬처를 한국에 소개하고자 마음먹고 번역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와카코와 술》, 《클락워크 플래닛》, 《내가 대화하는 이유》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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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자 1조가 된 미치요도 반 아이들과 함께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미치요가 자리에 앉자 일단 항상 미치요를 졸졸 따라다니는 두 사람이 다가왔다. 둘 다 미치요와 같은 필통, 색연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머뭇거리면서 다가온 아키가 같은 조로 자신을 초대한 미치요에게 “고마워”라고 인사를 했다. 다른 조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이 힐끔거리며 이쪽을 본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반에서 가장 예쁜 오노우에 아키 옆에 반에서 가장 못생긴 아키모토 무쓰미가 앉는다. 무쓰미가 어느 조에 들어갈까, 다들 말은 안 했지만 분명 신경 쓰고 있었을 것이다. 오늘 이 시간까지 다들 어느 정도는 ‘같은 조가 되자’고 약속을 했을 테니까. 하지만 무쓰미는 그런 약속을 할 친구가 없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미치요는 조 편성이 시작되자마자 반 아이들 앞에서 무쓰미에게 같은 조가 되자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무쓰미가 고개를 번쩍 들었을 때, 미치요는 아이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온몸이 찌릿찌릿할 정도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이 일어나자 다른 아이들도 잇따라 일어났다. 순식간에 둥글게 모여 앉아 있던 아이들이 모두 슬리퍼를 타닥거리며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부드러운 이불이 미치요의 발을 덮고 있다. 머리카락에서는 익숙한 샴푸 향기가 나고 있다. 두근두근. 혈관이 꿀럭이기 시작했다. 모두가 놓고 간 트럼프 카드가 방 여기저기에 흐트러져 있다. 손에서 힘이 빠졌다. 미치요는 끌어안고 있던 카드를 후드드득 이불 위에 떨어뜨렸다. 그때마다 그곳에 그려져 있던 마크나 숫자가 하나씩 무효가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손바닥 안에 마지막 카드가 남아 있다.


무쓰미는 더 빨리, 더 빨리 페달을 밟았다.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쓸데없는 생각만 맴도는 머리를 통째로 어딘가에 집어 던지고 싶었다. 체육시간에 2인 1조가 되어야 했을 때, 교실에서 음악실로 이동할 때, 소풍 때에 같이 다닐 조를 짤 때, 수영 수업을 잠시 쉴 때, 좁은 장소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대체 누구 옆에 있어야 할지 몰랐을 때, 무쓰미는 혼자서 붕 떠서 그 장소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고민해왔던 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정말 달콤하고 상쾌한 발견이었다. 어깨에 멘 가방 안에 노란색 표지의 모눈 노트가 흔들리고 있었다. 무쓰미는 슈스케의 기뻐하는 얼굴을 떠올렸다. 같이 연극부에 들어가면, 시즈카는 분명 기뻐해준다. 내가 더 예쁜 포스터를 그리면, 시즈카뿐만 아니라 연극부 사람들까지 기뻐해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면 슈스케도 더더더 기뻐해준다. 수학여행 안내서 표지 그림을 보며 아키가 박수를 치며 “대단하다”라고 말해주었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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