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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912041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16-03-21
책 소개
목차
전범은 죽지 않는다
전범의 부활
숨바꼭질
수면 위의 백조
판도라의 상자
적과의 동침
내부 고발자
커튼 뒤의 진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애써 숨기려는 역사 속으로
“천황폐하를 위하여 반자이[ばんざい]! 대 일본 제국의 부활을 위하여 반자이! 이 한 몸 불사르겠습니다.”
이시이 타케루가 벌떡 일어나 그렇게 외치자, 나머지 장교들도 따라서 ‘반자이’를 외쳤다. 젊은 장교의 기세가 늙고 노쇠한 장교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들은 이시이 타케루의 손에 들린 생체 실험 자료를 일본으로 가져갈 수만 있다면 대일본제국은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선인과 중국인들의 피로 써진 수천 건의 세균 실험 기록과 각종 보고서가 백신과 의약품으로 만들어져 대일본제국을 다시 부강하게 만들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진실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허공을 맴돌고 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세희는 그 순간 그가 진심으로 일본이 잘못한 것은 없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세희는 가방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강복순 할머니와 그녀의 동생의 사진이었다.
“보세요. 여기 이 할머니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포로로 잡혀가 일본의 성노예로서 살았어요.”
“흥, 증거도 없이 그런 소리를 잘도 하는군. 먹고 살 것 없는 여자들이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택한 일이라고, 그 여자들은 피해자인 척 꾸미고 있는 창녀일 뿐이야.”
“당신과 역사 싸움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그냥 이 할머니 동생만 찾아주고 싶을 뿐이에요.”
얼굴만 바뀌었을 뿐 지금도 731은 우리 곁에 존재한다
껄껄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며 세희는 그의 뻔뻔함에 소름이 끼쳤다. 이시이 시로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실질적으로 그가 한 일에 비해 형량이 너무 적었다는 것이 미스테리였다. 듣자하니 각 국가에서 자행한 실험 결과를 넘기는 조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었다.
“역사는 아버지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지만, 결국 지금의 의료 발전에는 우리의 공로가 가장 컸다는 사실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군.”
“수만 명을 잔인하게 희생시키면서 이룬 공로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덕분에 이후에 태어난 수백만을 살릴 수 있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