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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036258
· 쪽수 : 125쪽
· 출판일 : 2017-06-01
책 소개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 1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2 1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3 1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4 1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5 1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6 2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7 2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8 2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9 2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0 2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1 3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2 3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3 3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4 3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5 3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6 4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17 42
집결지/거리에서 광장에서 44
깃발 아래/거리에서 광장에서 46
수어와 수화/거리에서 광장에서 48
꽃 스티커와 구호/거리에서 광장에서 50
흰 국화꽃/거리에서 광장에서 51
전국청소년시국대회/거리에서 광장에서 52
그런 시대/거리에서 광장에서 54
혼자 온 사람들/거리에서 광장에서 56
소의 행진/거리에서 광장에서 58
손팻말/거리에서 광장에서 60
떼창/거리에서 광장에서 61
차벽/거리에서 광장에서 62
100미터 앞/거리에서 광장에서 64
유모차들/거리에서 광장에서 66
11월/거리에서 광장에서 68
촛불을 든 아이들/거리에서 광장에서 70
1분간 소등/거리에서 광장에서 71
풍물놀이/거리에서 광장에서 72
텐트촌 앞을 지나가며/거리에서 광장에서 74
풍선고래/거리에서 광장에서 76
레드카드/거리에서 광장에서 78
촛불로 조합한 글귀 80
난간에 플래카드 82
소설 84
동짓날과 설날 사이 86
상강 지나 입춘 와도 88
주말 90
한파 92
티케이라는 말 94
망령 96
부역자들 98
과잉 100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나라 102
방청석 104
ㅣ해설ㅣ홍승진 10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망령>
티케이라는 말에
박정희 망령을 가두어 놓아서
티케이라고 불리는 순간
박정희 망령에 붙들린 자로 바뀌고 만다
내가 초등학교 몇 학년 때 혁명공약을 암기했더라?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이 된 박정희는
경북 선산에서 태어나고 대구에서 사범학교를 다녔으며
독재자가 되어 부하의 총탄에 맞아 죽었다
유족이 너무 울면 죽은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못한다고 했던가?
티케이 대다수가 심히 슬퍼하였으므로
박정희 망령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해방 전엔 일제 만주국 장교를 지냈으며
해방 후엔 남로당에 입당했던 박정희의 전력을 잊어버린
티케이 대다수가 너무나 흠모하였으므로
박정희 망령을 차마 떠나보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헤아리지 않으면서
박정희의 산업화를 치적으로 헤아리는
티케이 대다수에겐 당연한 일이었던가?
어린 시절 내내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알았으나
청년 시절부터 박정희를 독재자로 아는 나를
그래도 티케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다
그래도 티케이라고 부르는 자가 있다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2>
우리가 손으로 할 수 있는
소중한 일이 있지
두 손으로 싸개를 만들어
아이 머리를 감싸 보는 일,
이 일에는 다른 몸 부위가 필요 없지
우리가 손으로 할 수 없는
난처한 일이 있지
한 손으로 촛불을 들고
한 손으로 바람을 막는 일,
이 일에는 일회용 종이컵이 제격이지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
초를 끼우고 불을 붙이면
바람은 막히고 불빛은 퍼지지
우리가 손으로 또 할 수 있는 일에는
양 손날을 붙여 그릇을 만들고 물을 떠서
목마른 꽃에게 부어줄 일도 있고
우리가 일회용 종이컵으로 또 할 수 있는 일에는
물을 담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목마른 사람에게 건네줄 일도 있지
<꽃 스티커와 구호/거리에서 광장에서>
한 선한 사람이 꽃 스티커를 제작하여
청와대를 향하여 행진하는
시위대에 나누어 주어서
도로를 가로막은 차벽에 붙이게 했다
로마병사같이 방패를 들고 도열한 전경들이
제자리걸음하며 아스팔트를 울릴 때
스크럼을 짜고 주저앉아 노래를 부르던
1980년대 데모대에 끼여 있던
나를 기억하는 내가
2010년대 시위대에 끼여 있었다
차벽을 쓰러뜨리고 싶은 분노를
시위대가 꽃 스티커로 치환하며
청와대를 향하여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은 퇴진하라, 대통령은 퇴진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