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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기업 경영 > 경영 일반
· ISBN : 9791187124641
· 쪽수 : 591쪽
· 출판일 : 2020-01-02
책 소개
목차
차례
프롤로그 11
제1부 과정철학을 향한 관념의 모험을 시작하며
1.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과정존재론과 카오스모스 21
2. 화이트헤드 철학의 의미관련과 변형 49
3. 과정공동체에 대한 하나의 시론 75
제2부 과정조직이론을 향한 관념의 모험을 시작하며
1. 과정철학과 조직이론의 만남 105
2. 기업공동체의 창조적 전진을 위한 길찾기 142
제3부 창조성의 과정공동체에 대한 모색
1. 조직의 창조성과 실천적 프로네시스 179
2. 조직의 창조성에 대한 4개의 사례연구 216
제4부 모험의 과정공동체에 대한 모색
1. 현실적 존재와 공동체 기업가정신 257
2. 리좀과 공동체 기업가정신 287
제5부 아름다움과 평화의 과정공동체에 대한 모색
1. 미적 존재론과 느낌의 윤리 333
2. 유용성의 경영교육을 넘어서: 생명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의 고양 380
제6부 과정공동체에 대한 보론
과정공동체는 지금 여기에 있다 409
제7부 21세기 새로운 조직화 패러다임을 향한 관념의 모험
1. 역설경영: 대비를 통한 조직모순의 재배치 449
2. 과정철학, 기업가-되기 그리고 합생적 기업가정신 496
3. 활용과 탐험 경영교육: 기업가적 상상력의 개발은 가능한가? 539
에필로그 581
찾아보기 585
책속에서
프롤로그
서구 철학은 학교가 아니라 시장에서 생겨났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만난 곳도 시장이었다. 시장은 낯선 이들이 서로 교통한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상품을 팔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는 장소가 이곳 시장이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철학을 젊은이들이 사게 만들도록 열정을 다해서 유혹하고 설득했던 장소 또한 바로 시장이다. 우리가 플라톤이라는 위대한 철학자를 유산으로 안게 된 것은 설득의 힘 덕분이다.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신관에서 벗어난 ‘선한 신’의 관념과 ‘영혼불멸’의 관념을 플라톤에게 판 것이다. 플라톤은 그 관념들을 잘 가꾸어서 2500년 이상 우리의 문
명에 선물로 안겨주었다. 21세기에 철학과 시장이 만난다면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만남의 소산물이다. 철학을 공부하지만 그것 외부에 대한 흥미를 갖는 철학자와, 경영학을 공부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경영학자가 우연히 만나서 이룬 성과물이다. - (중략) -
이 책의 제목은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경영철학』이다. 이런 제목을 부여한 이유주의 하나는, 사실과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소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둘 모두 경영학을 가르치면서 삶의 의미나 행복을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묻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다. 하지만 화이트헤드의 경고처럼, 자기를 넘어서는 초월성의 질문을 제기하지 않는 문명이나 조직은 결코 창조적 전진을 계속할 수 없다. 요컨대 경영학은 몇 가지 치장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삶의 수단인 돈이 곧 삶의 목적이자 행복이라고 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폭력의 힘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영혼불멸’이라는 상품을 설득을 통해 플라톤에게 팔지 않았다면, 과연 중세 1000년의 폭력적인 군주들의 행위 속에서 어떻게 민중들은 견딜 수 있었을까? 하물며 늙고 병든 군주들조차도 그런 초월적인 방향이 없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 (중략) -
진리, 아름다움, 예술, 모험, 평화. 조직구성원들이 이 다섯 가지 관념에 참여하는 과정공동체들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우리의 책이 이들이 실천의 모험을 감행하는데 용기와 방향을 줄 수 있기 바란다. 헤테로피아를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솟아나게 하는 잠재적 다양체로서 이 책이 수많은 리좀적 선분들을 현실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와 헤겔 철학은 일종의 유기체 철학이다. 특히 헤 겔은 변증법적 운동을 통해서 모순을 해결하기 때문에, 들뢰즈와 화이트헤드의 과정 존재론에 가장 근접한 근대철학자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헤겔의 유기체 철학도 라이프니츠의 모나드(개체)가 결국에 동일성으로 회귀하듯이, 변증법적 운동은 종국에는 실체로 환원된다. 헤겔은 『정신 현상학에서』,
보편적이고 자기동일적인 불멸의 실체로서의 정신은 만인의 행위를 받쳐주는 확고부동한 토대이자 출발점이며 동시에 모든 자기의식의 사유 속에서 본원적으로 깃들어 있는 목적이다(2005 2권 19).
이 정신이 “지금껏 공동세계를 떠받치는 인륜적 실체”(2005 2권 19)라 고 한다.10 공동세계에 속해 있는 개체는 “인륜적 실체가 자기의식에 힘입어 현실의 실체가 되면서 절대적인 정신이 현존하는 수많은 의식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나는 것”(2005 2권 24)이다. 헤겔은 이러한 절대정신인 이 성은 서구의 정태적인 신의 구현이다. “신만이 가장 현실적이요. 오직 신이 참으로 현실적이라는 것”(1983 66)이다.11 화이트헤드는 이런 신개념이 역사 속에서 엄청난 비극의 싹이라고 한다.
이전의 고대 우주론과 근대 우주론(17세기 우주론)은 실재에 대한 이 해에 있어서 대체적으로 ‘과정’, ‘변화’, ‘생성’ 등에 열등한 지위를 부여하였다. 반면 화이트헤드는 새로운 형이상학을 모색한다. 기존의 형이상학 이 추구한 초월성의 철학이 아니라 내재성의 철학을 탐구한다. 그는 존재 가 아니라 존재와 존재 ‘사이에’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한다. 이는 불변의 원리가 아니라 변화의 원리를 궁극자로 삼는 철학을 축조하는데, 이는 초월성의 철학에서 벗어나 내재성의 철학을 사유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