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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7192329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7-03-0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D에게 보내는 편지, 어쩌면 유서
첫날_너무 보고 싶었다고 얘기했던가요
둘째날_예술가의 스튜디오, 우리의 우주
셋째날_베니스에 한지를 펼쳤다
넷째날_<핑크 모자> 쓰고 베니스 산책
다섯째날_<물의 도시>에서 물을 겁내다니
여섯째날_풍경과 기억
일곱째날_종잡을 수 없는 이탈리아스러움
여덟째날_사랑을 하면 작품이 달라질까요
아홉째날_아무것도 하지 않기, 무엇이든 하기
열째날_안개가 만든 섬, 부라노
열한째날_상관없는 그림, 뜬금없는 웃음
열두째날_리도 섬에서 만난 꼬마 천사들
열셋째날_서두르지 않는다, 즐긴다
열넷째날_한국 쌀과 외할머니
열다섯째날_모자이크 같은 기와들
열여섯째날_화방 나들이
열일곱째날_즐겁다가 쓸쓸하다가
열여덟째날_색색의 캔버스를 펼치고
열아홉째날_오페라의 도시 베로나
스무째날_해와 달을 그리고, 베니스를 그렸다
스물한째날_이 그림 얼마예요
스물두째날_화가의 밤
스물셋째날_내 마음속의 어떤 동화
스물넷째날_죽을 뻔하며 살아가기
스물다섯째날_문 밖에서 갇히다
스물여섯째날_오래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스물일곱째날_오픈 스튜디오 D-1
스물여덟째날_떨렸다, 따뜻했다
스물아홉째날_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서른째날_전원 꺼진 기계의 매력
마지막날_이별, 그들의 미소
에필로그_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애틋합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 내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얘기했던가요?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누구나 보고 싶긴 했어요. 나만 보면 짖던 옆집 개도 보고 싶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누구나’와 ‘아무나’는 너무 다르잖아요.
마음을 진정시킬 때 색연필을 깎는다. 나무 꺼풀이 얇게 벗겨지고, 색색의 심지들이 천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내 마음의 심지는 어떤 것일까. 색연필을 깎으면서 내 마음을 추스른다. 자주 깎지는 않는다. 마음에 늘 진정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핑크 모자가 얼마나 무시무시하냐면요. 이를테면 핑크 모자를 쓰고 조금만 눈에 띄면, 사람들은 “핑크 모자가 까분다.”고 말할 거예요. 설령 가만히 있어도 “핑크 모자가 가만히 있다.” 하고요. 말은 안 하더라도 ‘저기 핑크 모자가 있네.’ 하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내가 가로로 있건 세로로 있건 나 대신 ‘핑크 모자가’라는 주어를 붙이게 되거든요. 누군지는 없고. 영원히 “아, 그때 그 핑크 모자?”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