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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타임

숏타임

최우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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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타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숏타임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22913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8-01-29

책 소개

<이웃집 발명가>, <안녕, 다비도프 씨> 작가 최우근 산문집. 어떤 기억은 심장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 생각이 그 기억의 언저리에만 닿으면 자동으로 온몸이 쿵쿵 요동을 친다. 최우근의 산문집 <숏타임>은 작가의 심장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순간의 기억들이다.

목차

Ⅰ. 숏타임
1. 우유 │ 2. 젤리의 추억 │ 3. 이사 │ 4. 밤이 길어서 │ 5. 편지는 따뜻하다 │ 6. 숏타임 │ 7. 긴 밤

Ⅱ. 운명
1. 나비 보라매 │ 2. 눈의 가족 │ 3. 서울대 공대 │ 4. 관상 │ 5. 명작의 조건 │ 6. 윤동식도 아니면서 │ 7. 일련의 사유과정 │ 8. 미묘지상주의 │ 9. 무한 경쟁의 나라에서 │ 10. 당신에게 │ 11. 운명

Ⅲ. 렛미인
1. 넘버 쓰리 │ 2. 오즈의 마법사 │ 3. 교문을 누가 열었지? │ 4. 응답하라 1988 │ 5. 수술실에서 │ 6. 계급투쟁의 전말 │ 7. 호칭의 등급 │ 8. 막잔 │ 9. 렛미인

Ⅳ. 그날
1. 트루먼 쇼 │ 2. 기차는 한 시에 떠나네 │ 3. 금강바라밀경 │ 4. 걱정 말아요 │ 5. 6밀리 인간 │ 6. 오해의 진화 │ 7. 커피 아메리카 │ 8. 말이 고파서 │ 9. 그날

작가의 말

저자소개

최우근 (지은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연극, 소설 등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최고의 발명가로 인정받고 싶어서 안달 난 발명가, 지뢰 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 자신도 모르게 판다가 되어가는 사람들, 수십 명이 모여도 서로를 볼 수 없어 외로운 투명인간 등등 기발하고 색다른 이야기를 지었습니다. 출간 작품으로는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를 비롯하여 장편소설 『안녕, 다비도프氏』, 산문집 『숏타임』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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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놀다 가.”
나는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는다. 때와 장소 따위 가리지 않는다. 다만 낯은 상당히 가렸는데 그녀와는 초면이었다. 촌스럽게 나이도 따졌다. 그녀는 나보다 열일곱 살은 많아 보였다. 게다가 그녀가 제시하는 옵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숏타임 오천 원. 긴 밤 만 오천 원.”

나는 그리 인기인이 아니었다. 그래도 놀 사람은 많았다. 백 프로 무료 놀이상대들이었다. 그때도 무료로 놀다가 귀가 하는 길이었다. 그들과의 놀이가 썩 즐겁지는 않았다. 무료했다. 혼자인 편이 더 나았겠지만 혼자여도 되는 줄, 그때는 몰랐었다. 이러나저러나 상관없었다. 그땐 흘리고 버리고 탕진해도 좋을 만큼 시간이 넘치고 넘쳤으니까. 그런 줄 알았으니까.

“돈 모자라면 깎아줄게. 놀다 가.”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솔직히 솔깃했다. 나는 불타는 청춘이었고, 이성애자였으며, 싱글이었고, 심지어 동정이었다. 다른 성별의 상대와, 밀폐된 공간에서, 몸에 걸친 의복의 개수를 0에 수렴할 때까지 줄여가면서 놀고 싶은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솟구치던 시절이었다. 상대가 누구라도 좋았다. 그녀만 아니라면. 나는 단호하게 내 의사를 밝혔다.

“안 놀아요.”

하지만 그녀는 내 거절을 무시했다. 왜냐고 묻지 않았고, 나를 설득하려 들지도 않았다.
그냥 막무가내로 따라왔다. 간헐적으로 놀다 가, 놀다 가, 놀다 가를 반복하면서.

- ‘숏타임’ 중에서


“아들이 운동하지?”
“아뇨.”
“아냐?”
“아닙니다. 저, 아들 없습니다.”
“아… 자녀가…?”
“없습니다.”

다소 피로해 보였던 남자의 얼굴이 뜻밖에도 슬그머니 펴진다.

“아깝다. 낳기만 낳았으면 서울대 공대는 공부 안 해도 한 번에 갔을 텐데.”
“그래요?”
“아직 안 늦었어요. 얼른 낳아. 좋잖아. 서울대 공대 아무 나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은 제대로 봤는데, 내가 운명을 저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다. 상대가 너무 떳떳하게 나오니 나는 괜히 미안해진다. 슬슬 자리를 뜨려는데 남자가 막아선다.

“저기… 내 말이 그럴듯했으면 복비 쪼로 만원만. 정신을 집중했더니 배가 너무 고파서.”

나는 얼마간의 돈을 드린다. 복비는 아니고, 공연 관람비로. 남자가 연신 허리를 굽실대더니 새로 나타난 흡연자에게 다가가며 다짜고짜 말한다.

“서울대 공대…?”

- ‘서울대 공대’ 중에서


나는 갈수록 더 뻘쭘해졌다. 연행돼 온 사람들 중 두어 명 은 안면이 있었는데, 다들 하나 같이 ‘근데 쟤가 왜…?’ 하는 눈으로 나를 힐끔거렸다. 허탕치고 온 형사들은 돌아가며 나를 찝쩍댔다.

“근데, 이 새낀 뭐야?”
“아, 이 새끼 말입니까? P의 방에서 같이 디비져 자고 있더라고요.”
“그래? 이 새끼 뭐지?”

그러면서 꼭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댔다. 그러고는 몇 초쯤 살피다가, 별거 아닌 놈이네, 하는 눈으로들 돌아섰다.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라는데, 그런 꼴을 새로운 형사들이 나타날 때마다 당하자니, 갈수록 욱했다.

20세기 말에 개봉했던 영화 <넘버 쓰리>에 그런 에피소드가 있다. 송강호가 새롭게 만든 소수정예 신흥조직인 불사파가 별일 못하고 경찰에 붙잡힌다. 경찰은 그들이 너무 하찮아서 상대를 안 해준다. 그러자 불사파 조직원이 경찰에게 사정한다.

“우리를 조직으로 인정해 주십시오.”

나도 차라리 그런 심정이었다.

- ‘넘버 쓰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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