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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413769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17-06-05
책 소개
목차
제1부
어떤 항해·13
과다복용·14
늦더위·15
일몰·16
꼬리잡기놀이·17
달맞이꽃·18
상수리나무로 만든 상의 이력·19
경호천에서·20
자꾸 묻지 마라·21
건망증·22
풍장·23
통증 풀어쓰기·24
장마·25
지구는 둥그니까·26
제2부
이팝나무·29
현비유인안동권씨신위·30
낮달·31
대물·32
수행 중·33
울음이 죽다·34
오류·35
그 자리·36
나이스 샷·37
사이보그·38
욕심·39
어머니의 비밀·40
다시, 봄·41
갑질·42
제3부
오묘한 거리·45
냉이꽃·46
호미·47
화려한 사육사·48
아빠 없어도 살 수 있제?·49
앙칼진 시(詩)·50
나이테·51
팽이·52
뼈대·53
새파랗다·54
단풍 들었네·55
그날·56
권태·57
신문 밑에·58
제4부
do·61
아버지·62
오후엔 비·63
화이부동(和而不同)·64
속없이 살기·65
추석 전야·66
견뎌내기·67
맛보기·68
가지각색·69
낡은 방앗간의 풍경·70
중구산의 봄·71
호접몽·72
겨울연가·73
혹시나, 시(詩)·74
해설 눈 위를 걸어간 발자국/ 우대식·75
저자소개
책속에서
울음이 죽다
가망이 없다며 그들은 노모를 안방에 뉘어놓고 눈 속을 서둘러 떠났다 노부는 노모의 자글거리는 엉덩이 똥을 닦으며 울었다 노모는 눈을 뜨지 않았다
한겨울이었다 발목까지 눈이 잠겼다 올가미에 걸린 고라니처럼 나는 울었다 노부는 두어 걸음 뒤따라오며 울었다 까마귀도 울었다 귀를 막고 혀를 뽑아 눈[雪] 속에 묻었다 그리고 다시는 울지 않았다 봄이 와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수행 중
벽면을 오르던 민달팽이
비가 그치고 점액질이 말랐다
미동도 않은 채
까마득한 벽 한가운데
점으로 박혔다
하안거할 곳 찾아가다 그만
번쩍, 열반에 드시었다
아빠 없어도 살 수 있제?
친구놈이 목을 맸어
벌이도 변변찮고 사는 게 팍팍해서
전날 딸래미에게 물었다더구만
아빠 없어도 살 수 있제?
배시시 그냥 웃더라네
빈소에서 어린놈이 통곡을 했어
아빠 없으면 못살아, 어떻게 살아
내가 아빠 죽인 거야, 미안해서 어떡해
다시 만나면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줄 거야
못할 짓 많이 하는 세상
하찮은 말도 다 때가 있더라
이런 날은 꼭 비가 와, 씨부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