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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87426271
· 쪽수 : 470쪽
· 출판일 : 2018-01-22
책 소개
목차
1부. 보리수 꽃은 다시 피고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2부. 범음곡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책속에서
1부. 보리수 꽃은 다시 피고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 어느새 2700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수많은 기억과 아무리 잊으려고 애써도 자꾸만 떠오르던 기억들이 이제는 하나 둘씩 기억나지 않게 되었다.
세상을 등지고 청구에서 지내던 200여 년 동안 아주 평화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200여 년 동안 더 이상 동화를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구중천에 온 후 동화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동화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와 동화의 관계는 마치 불교의 선문답과 같았다. 말할 수 없으며, 많이 말할수록 틀리고, 많이 말하기 때문에 화를 입는다.
2부. 범음곡
동화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봉구가 알아차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한참 후 동화가 천천히 말했다.
“너를 안고 돌아오다 상처가 벌어진 것이다.”
봉구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도 안 돼요, 내가 뭐가 무겁다고요!”
동화는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내 손이지, 네 몸무게가 아닌 것 같구나.”
봉구가 바구니를 안고 조금 더 다가갔다.
“음, 그런데 제군의 손은 왜 그렇게 약해요?”
제군이 잠시 후 입을 열었다.
“그건 네가 무거워서란다.”
3부. 아란약 이야기
정은 깊으나 인연이 짧다는 말이 있다.
정이 깊은 것은 그녀요, 인연이 짧은 것은 그녀와 동화였다.
타고난 운이 없다는 말을 하는데 그녀는 정말 운이 없었다.
그래서 그를 만났다.
그 역시 운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를 놓쳤다.
오늘밤 그녀는 진짜 시인이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자신이 정말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동화제군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고 깨끗이 포기했음에도
덧없는 생이 끝나는 순간 다시 그를 떠올리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