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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87430247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8-03-25
책 소개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1980년대, 폐허에서 자라난 좋은 시절
80년대 사랑
후기를 대신하여 그 시대에 올리는 소박한 제사
역자 후기 글쓰기, 사악한 시대와의 영원한 불화不和
책속에서
우리로서는 붙잡아 둘 수 없는 시대가 늘 있었다. 목탄은 스스로 타면서 점점 빛을 잃어 갔다. 불빛이 어두워지고, 심지어 무너져 내리면서 가냘프고 맑은 소리를 냈다. 그녀는 손에 부집게를 쥐고서 늘그막의 노쇠한 여자처럼 덜덜 떨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숯불을 다시 피워서 뜨거움을 다시 북돋우려 했다. 그러나 그 때문에 방 안의 호흡과 공기에 불이 붙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우리는 티끌 하나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 속에서 서로 양보 없이 맞서고 있었다.
미친 듯이 내 품에 뛰어들다가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그녀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렴풋하게나마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결국엔 절망하며 그녀를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골수에 사무치는 한기와 같은 절망 속에서 눈물을 쏟았다. 눈물은 달빛 아래에서 은빛으로 투명하게 빛나며, 허공에 드리워진 두 줄기 폭포처럼 1980년대 초의 추운 겨울에 영원히 응결되었다.
“나는 분명히 알고 있어. 네가 길 위의 나그네이며, 길을 걸어야 네 삶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만일 네가 걸음을 멈추고 나아가지 않는다면 삶으로부터 넌 영원히 버림을 받을 거야. 아마 너는 지금 항만을 갈망하고 있을 테지만 거긴 그저 잠시 머물 곳일 뿐, 피를 핥고 상처를 치료하고 나면 너는 그런 평범한 생활을 달가워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