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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433088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8-01-29
책 소개
목차
구자명/ 너와 나의 예정된 가을 15
구준회/ 혼밥의 결말 25
김민효/ 옆집남자의 가족사진 35
김의규/ 행복 아파트 49
김정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듣는 밤 57
김진초/ 하이고 69
김 혁/ 어떤 고독사 77
배명희/ 해피 버스데이 85
안영실/ 뼈의 춤 95
심아진/ 친구에게 가는 길 105
양동혁/ 살아 있는 남자 115
윤신숙/ 밤의 아리아 123
이진훈/ 기쁜 나의 저승길 133
이하언/ 더불어 홀로 살아내기 147
임나라/ 그녀와 그녀를 만나다 155
임재희/ 선셋증후군 163
정성환/ 이상형을 찾아서 171
최옥정/ 까스명수 181
한상준/ 틀린 옛말 없다더니 191
해설 - 이경재(문학평론가 · 숭실대 교수)
/ 미니픽션이라는 렌즈를 통해 본 ‘혼자 살기’의 다양한 빛깔 198
미니픽션 신인작가를 추천하며/이진훈 220
심사평 222
이성우/ 기억 저편의 낙원 229
이현신/ 너와 나 239
정혜영/ 파리발 나의 독립일 245
김채옥/ 홀로라는 이름 253
노길용/ 어제의 밤은 누가 돌보았나 263
이청수/ 9회 말 271
조데레사/ 새벽 6시 279
저자소개
책속에서
너와 나의 예정된 가을 ㆍ 구자명
변호사가 물었다. 이혼을 원하시나요? 졸혼을 원하시나요? 나는 아직은 잘 모르겠고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대답했다. 계약결혼만기가 되었는데 어떻게 좋게 갈라질 수 있겠는지 궁리중이라고 솔직히 말하지를 못했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라도 내가 거처할 작은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비용을 남편에게 요구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를 알고 싶다는 말만 했다. 정말로 그게 다였다. 남편이 사라진 날 이전까지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혼밥의 결말 ㆍ 구준회
“어, 밥상 올리는 것 오늘이 끝이야. 혼밥도 못 먹는 귀신도 있어. 당신이 우리 어머님 제사상 지난 16년 동안 안 차렸거든. 오늘까지 열여섯 번째 제사상이었어. 맛 있었어? 산소의 어머니가 그러시더라. 헤어지기 전에 내가 어머니 제삿날마다 올리는 제삿밥, 당신한테 원없이 해먹여 보내라고. 내일 법원 판결문 올 거야. 이젠 당신 입, 가고 싶은 데로 가.”
옆집남자의 가족사진 ㆍ김민효
나와 덤덤이는 서로에게 잘 길들여진 게 틀림없다. 24시간 같은 공간에 있지만 우리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매우 단순하다. 최소한의 단어로도 소통이 가능하며 대화에 쓰이는 단어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설령 말실수를 한다고 해도 뒤끝을 걱정하지 않아서 좋다. 아쉬운 점이라면 내게서 사회적대화의 기술이 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다보면 대화의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의 말을 점점 잃어버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