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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설교/성경연구
· ISBN : 9791187506751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1-12-15
책 소개
목차
01 하나님이 복을 주시는 터전 (겔 36:13-15)
02 너희 무덤을 열고 (겔 37:11-14)
03 영원한 평화를 위한 아마겟돈 (겔 38:17-23)
04 내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겔 39:25-29)
05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 (겔 40:1-4)
06 새 나라의 왕, 최고 예배자 (겔 45:9-17)
07 되살아나리라 (겔 47:1-8)
08 여호와삼마 (겔 48:30-35)
책속에서
▌서문
“신앙의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님이 에스겔을 부르신 일을 생각해 봅니다. 처음부터 타이밍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는 몹시 불행합니다. 계시가 임하기 전부터, 그의 삶은 이미 망가진 것이었습니다. 난세(亂世)에 태어나 장년에 이르자 삶의 뿌리까지 뽑힙니다. 제사장이라는 천직(天職)은 눈앞에서 날아가고, 낯선 장소에 끌려와 그의 그간 수고는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아직 시작일 뿐입니다. 잘못 와 버린 거기서 그는 또 많은 것을 잃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하나님을 거부할 온갖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왜 하나님은 그를 부르셨을까요.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열심을 내는 일은 나중 문제입니다. 하나님 당신이야말로 그의 인생 최대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성경 속 인물들을 볼 때면, ‘이 사람, 잘못 걸렸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눈에 안 띄었으면 조용히 살다 갈 것을, 왜 하나님은 굳이 그들을 찾아내셨던 것일까요. ‘하나님은 왜 나를 찾아내셨습니까. 나하고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에스겔을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은 먼저 에스겔이 자기 인생을 놓고 평생 물었을 이 질문에 대한 답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답이 자신의 삶을 관통하여 다가오는 것을 그는 감당해야 했습니다. ‘왜 모든 것을 잃어도 하나님과 함께인 것이 좋은가’에 대한 하나님의 답을, 그는 자신의 삶 한복판에서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의 삶은 예수님의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 13:46)라는 말씀이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 주는 실례(實例)라고 하겠습니다. -강선
“환상의 책”
에스겔에게나 우리에게나 현실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길 같습니다. 이제 막 서른이 된 청년 에스겔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인데, 바벨론에 포로로 사로잡혀 와 있으니 그야말로 ‘이생망’입니다. 그발 강가에 서서 도무지 보이지 않는 미래를 헤아려 보며 한숨을 쉬던 에스겔에게 하나님이 환상 가운데 당신을 보여 주십니다. 여기 바벨론도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땅이며, 에스겔은 더 이상 제사장일 수 없으나 여전히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을 섬길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보여 주십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자리에서 에스겔은 자신의 소명을 발견합니다. 함께 포로 된 유대인 공동체를 위해, 더 나아가서는 우리를 포함한 하나님의 언약 백성 전체를 위해 그 자리에서 부름을 받았고 환상을 보았으며 자기가 보고 들은 하나님의 뜻을 전했습니다.
에스겔은 미래를 내다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현실을 환상이라는 창틈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에스겔의 증언을 통해 포로가 된 암울한 현실이 목적 없이 휩쓸려 가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의 뜻 가운데 시행되는 심판과 징계이며 따라서 구원과 회복도 바라볼 수 있는 자리임을 깨닫습니다. -서정걸
“하늘은 찢어지고, 은혜의 바다에 깊이 잠깁니다”
에스겔이 처한 형편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형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댈 수 있는 확실한 토대가 전혀 없어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스러질 것 같아도 꽃을 피울 한 뼘의 공간이 있다면 희망을 품어 볼 만할 텐데, 이 이상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에게 그런 한 치의 여백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분입니다.
이 현실은 그분이 가져오시는 것이 분명하다고 성경이 단언합니다. 거기에 압도되어 사라지거나 먼지와 재가 되어 버린 당신의 언약 백성을 내버려 두시는 하나님을 발견합니다. 희망에 관한 말은 단 한 음절도 감히 내뱉을 수 없는 처참한 지경입니다. 무엇을 말하든 말과 현실 사이의 너무나 큰 괴리를 채울 수 없기에 뱉는 순간 말은 허공 속으로 사라질 뿐입니다. 비참한 현실에 대해 정직하게 묘사하는 정도가 인간이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 듯합니다. 희망이라는 말은 모두가 하찮게 여기는 싸구려 장신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대기는 황량함과 혼돈과 절망으로 가득합니다.
그때 하늘이 찢어집니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세계가 하늘에서 땅으로 진입합니다. 하늘의 공간과 시간이 용암 폭포처럼 땅으로 쏟아져 내립니다. 말이 끊긴 곳에 본래의 말, 참된 말, 새로운 말이 쏟아져 내립니다. 두꺼운 암흑 속에 근원의 빛, 종말의 빛, 구원의 빛이 폭포처럼 쏟아집니다. 폐허가 된 땅의 성전을 하늘의 성전이 한껏 덮어 버립니다. 에스겔은 은혜의 바다에 깊이 잠깁니다. -윤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