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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87700265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18-11-30
책 소개
목차
그림 목록
본문에 관한 주석
서론
1. 자본주의는 어떻게 종언을 고할까?
2. 민주적 자본주의의 위기들
3. 고객으로서의 시민: 새로운 소비정치에 관한 고찰
4. 유럽 건전화 국가의 부상
5. 시장 대 인민: 민주적 자본주의와 유럽 통합
6. 헬러와 슈미트 그리고 유로
7. 유로는 왜 유럽을 분할시키는가?
8. 볼프강 메르켈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에 관한 논평
9. 현대 자본주의를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10. 프레드 블록의 「무엇의 다양한 변종인가? 우리는 여전히 자본주의 개념에 기대야 하는가」에 관하여
11. 사회학의 공적 임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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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실제로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는 자본주의의 경제적?사회적 제도가 밑바닥에서부터 변형되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살아남은 위기의 연속으로 서술할 수 있으며, 이 위기들은 예측할 수 없고 종종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파산에서 구해주었다. 이렇게 보면, 자본주의 질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토록 자주 이 질서가 붕괴 직전으로 내몰리고 계속해서 변화해야 했다는 사실만큼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 질서는 종종 내부에서 동원할 수 없는 지지를 우연히 외부로부터 받으면서 겨우 살아남았을 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임박한 죽음에 관한 온갖 예측을 뛰어넘어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당장 귀납적 증명을 할 수는 없고, 다음번에는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그 어떤 기사자본주의cavalry capitalism도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쇠퇴가 계속되기 위해 어떤 혁명적 대안도 필요하지 않으며,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더 나은 사회의 마스터플랜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 현대 자본주의는 스스로 사라지면서 내부의 모순들 탓에, 특히 적들을 정복한 결과로 붕괴하는 중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적들은 종종 자본주의에 새로운 형태를 강요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스스로로부터 구해주었다. 현재 진행 중인 최종적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 이후에 등장하는 것은 사회주의나 다른 어떤 식으로 정의된 사회질서가 아니라 지속적인 공위기간interregnum[국왕이나 교황이 교체되는 시기의 공석기간]이다.
오늘날 미국 과두지배자들이 가진 ‘물력’은 그 밑바탕에 놓인 막대한 경제적 불평등이 정치적 민주주의를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재생산될 수 있게 만드는 수준에 다다랐다. ‘물력’ 덕분에 슈퍼리치들이 정치적 다수와 사회적 정당성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온갖 종류의 선거 기부금을 통해 정치적 다수를 획득하는 한편,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과두지배자들이 소유한 부가 과세로부터 안전해진 결과로 생겨난 공적 복지의 결손을 일정 정도 메우는 자선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