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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071
· 쪽수 : 150쪽
· 출판일 : 2017-06-2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013 관, 이후
014 액체계단
016 파란 피아노
018 제2국면
020 유령시티
022 슬픔은 울어 주기를 원치 않는다
024 살아남은 니체들
026 과잉곡선
028 인칭 공간
030 싯다르타
032 태양의 하트
034 균열
036 무중력 상태로의 진입을 위한 밤들
038 무릎_學
040 시간의 충돌
042 풍크툼, 풍크툼
제2부
047 몽돌
048 객담 및
050 절망 추월하기
052 역광
054 칼의 눈
056 대상 x
058 절름발이 바다
060 각자시대
062 문명의 탁자
064 활엽수의 뇌
066 꽃 속의 너트
068 육식성, 시
070 일단 이것을 나비라고 부른다
제3부
075 칸트 프리즈
076 순수이성과 지평
078 실천이성에 얹힌 파니
080 판단력 펌핑(pumping)
082 영구평화로의 접근
084 도덕형이상학의 추
085 노력을 소비할 것
086 굿모닝 천 년
088 십 년 후의 메모
090 늙
092 현재의 행방
094 순환과 연쇄
096 파생
098 누 떼의 도강이 그리 처절한 것은 그들에게 핸드백이 없기 때문이다
제4부
103 나는 죽음을 맛보았다네
104 내 피 맛있었니?
106 나는 죽음의 프로다
108 스페어(spare)
109 비대칭 반가사유상
110 젖었으므로 빛난다
112 바다는 무엇을 말하는가
114 만들어진 침묵
116 모레의 큐브
118 결여의 탄력
120 지성인
122 악마의 바늘
124 다시 파란 밤을 꿈꾸어야 할까요?
126 지형도
127 풀의 행성
해설
이찬 초월적 열망의 아날로지, 자유간접화법의 콜라주 129
저자소개
책속에서
액체계단
직각이 흐르네
직각을 노래하네
직각
직각
직각 한사코 객관적인
도시의 계단들은 경사와 수평, 깊이까지도
하늘 깊숙이 끌고 흐르네
날개가 푸르네
날개가 솟구치네
다음
다음
다음 기필코 상승하는
건축의 날개들은 수직과 나선, 측면까지도
성운 깊숙이 깃을 들이네
설계와 이상. 노고와 탄력. 눈물의 범주. 계단은 피와 뼈와 근면의 조직을 요구하네. 인간이 만들지만 결국 신의 소유가 되는, 그리하여 쉽사리 올라설 수도 콧노래 뿌리며 내려설 수도 없는 영역이 되고 만다네.
바로, 똑바로, 직각으로 날아오른 계단은 자신의 DNA를 모두에게 요구하네. 허튼, 무른, 휘청거리는 발목을 수용치 않네. 가로, 세로, 직각으로 눈뜬 모서리마다 부딪치며 흐르는 물소리 콸콸 콸콸콸 노상 울리네.
계단의 승/강은 눈 VS 눈이네. 한 계단 한 계단 한 걸음 한 걸음 한눈파는 눈으로는 안녕 불가. 생사의 성패의 지엄한 잣대가 계단 밑 급류에 있네. 너무 익숙히, 너무 가까이, 너무나 친근히 요주의 팻말도 없이. ***
살아남은 니체들
그들, 발자국은 뜨겁다
그들이 그런 발자국을 만든 게 아니라
그들에게 그런 불/길이 맡겨졌던 것이다
오른발이 타 버리기 전
왼발을 내딛고
왼발 내딛는 사이
오른발을 식혀야 했다
그들에게 휴식이라곤 주어지지 않았다
누군가 도움이 될 수도 없었다
태어나기 이전에 벌써
그런 불/길이 채워졌기에!
삶이란 견딤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 목록은 자신이 택하거나 설정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럴 수밖에 없었으므로 왼발과 오른발에 (끊임없이) 달빛과 모래를 끼얹을 뿐이었다.
우기(雨期)에조차 불/길은 지지 않았다. 혹자는 스스로, 혹자는 느긋이 죽음에 주검을 납부했다…고, 머나먼… 묘비명을 읽는 자들이… 뒤늦은 꽃을 바치며… 대신… 울었다.
늘 생각해야 했고
생각에서 벗어나야 했던 그들
피해도, 피하려 해도, 어쩌지 못한 불꽃들
결코 퇴화될 수 없는 독백들
물결치는 산맥들
강물을 거스르는 서고(書庫)에서, 이제 막 광기에 진입한 니체들의 술잔 속에서… 마침내 도달해야 할… 불/길, 속에서… 달아나도, 달아나도 쫓아오는 세상 밖 숲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