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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

미영이

최원 (지은이)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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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영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163
· 쪽수 : 135쪽
· 출판일 : 2018-03-26

책 소개

파란시선 19권. 최원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최원 시인은 1974년 충청남도 안면도에서 출생했고, 서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잿빛 왕 ― 13
모란 ― 18
불가능한 색 ― 20
불경한 색 ― 22
유물론자들 ― 24
유물론자들 ― 26
걸 리버 유랑기 ― 27
잭과 콩나물 ― 30
망해가사 ― 32
경험적 순이 ― 34
벌과 罪 ― 36

제2부
인간 생존 환경 캠페인 ― 39
완벽 구성 풍경화 ― 40
국가네 공갈빵 ― 42
응가응보 가족회의 ― 44
네버 엔딩 스토리 ― 45
위도우 ― 48
미영이 ― 50
미영이 ― 52
속성의 색깔 ― 54
융 ― 56
결로 ― 58
사물의 시간 ― 59
내 아이의 콤비네이션 피자 ― 60
비와 피 ― 62
숨 ― 64

제3부
파꽃 ― 67
Still life ― 68
그림자놀이 ― 70
우후망종일야(雨後亡種日夜) ― 72
건전가요 1980 ― 74
미주 명신 아진 그리고 나 ― 75
이후의 감정 ― 78
수드라의 정원 ― 80
망연(茫然) ― 82
우리는 매우 그러하지 아니하였음에 ― 84
협정의 밤 ― 86
마른 잠 ― 88
안개의 긴 이름 ― 90
모르스 ― 92

제4부
쎈티멘탈 ― 95
위도우 쎈티멘탈 ― 98
사춘기 ― 99
목마, 장미 ― 100
글루미 선데이 ― 102
감꽃 잠 ― 105
바람아래 ― 106
새 ― 108
청맹 ― 110
이웃의 중력 ― 112

해설
이찬 존재 결여와 참된 향유 주체로의 몸부림 ― 114

저자소개

최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4년 충청남도 안면도에서 출생했다. 서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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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위도우

임창정의 배역들을 사랑했네 어디서 좀 놀았었냐 씨발라마 지껄이다 따귀를 얻어맞는 장면 헐렁한 면바지 주머니에 양손 깊숙이 집어넣고 커다란 꽃무늬 프린트 셔츠를 입었네 껌을 두 개씩 씹거나 담배를 한쪽으로 비껴 무는 건 나만의 디테일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가늘고 둥근 선의 저변에서 웃긴 건 웃긴 거다 슬픈 건 슬픈 거다 그리운 건 멀리 있고 멀리 있는 건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닌 것은 어찌 그다지도 아름다운가 남의 손에 들린 꽃다발은 왜 이렇게 향기로운가 오늘 본 여인은 아름답다 나에게서 떨어져 치마 깃만 나풀거린다 내가 사랑했던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과거는 슬프고 미래는 암담하다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담배는 작가의 현재다 나는 미래가 없고 사타구니 안쪽에 소문만 무성하다 뒤집힌 주머니에서 먼지가 흘러내린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알면서 알고 있으면서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으므로 오늘 본 여인은 아름다웠지만 향기로웠지만 우리는 나뭇가지에 충돌하는 봄 햇살처럼 파랗게 웃으며 안녕을 고하고는 먼저 돌아서는 것 이따금 뒤돌아보는 것 우우우우 흐미를 부르며 뒷모습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하여 당신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없네 옆모습만 보네 흘깃흘깃 떠 있는 술잔 속의 당신에게도 부끄러워하네 자꾸만 얼굴이 붉어지네 나는 뿔이 크게 자란 붉은 사슴처럼 우두커니 있네 길고 얇고 부드러운 바람이 먼 바다로부터 불어와 당신의 치마를 부풀리네 부풀리고 있네 한 손에 신발을 벗어 들고 모래 위를 걸어가는 해변의 여인이여 바람이 당신을 건드리네 나는 손을 뻗어 바람을 애무하네 당신을 거쳐 온 바람을 소유하네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이 바람의 어딘가에는 당신의 지문이 묻어 있겠네 입술이 닿아 있겠네 바람은 당신의 거푸집 나를 깎고 녹이고 구 부려 그 속에 내 몸을 채우고 싶네 당신의 몸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워지고 싶네 두 개의 바람이 하나로 뭉쳐서 폭발하네 비워져 버린 바람의 공간 속으로 어둠이 들어오네 밀려오네 당신을 숨기는 일몰의 커튼 밖에서 ***


건전가요 1980

한없이 유치해져 볼까 살짝살짝 손등을 스치며 기회를 엿보는 연인처럼 누군가 먼저 손을 잡는다면 다음부턴 누구랄 것도 없이 와락 끌어안을 테지만 그래도 한 번은 유치해져 볼까 비운에 얼룩진 가수가 음반을 내기 위해 단 한 곡의 희망가요를 작곡하듯 그렇게 유행가는 탄생하고 부와 명성을 껴안은 가수는 스스로 머리에 총을 겨누겠지만 쓰고 지우고 다시 고치는 습작의 습관을 버리고 오늘은 유치해져 볼까 사랑과 그리움을 남발하고 느낌표 감탄사까지 마구 늘어놓고서 지면의 끝자락에 쓴다 이미 나는 강을 건넜네 돌아보면 내가 건너온 저 강은 얼마나 깊고 짙푸른 물살로 흐르고 있나 한 발 한 발 내딛던 내 발목을 물어뜯던 귀소의 혈어들이여 옷가지를 쥐어틀던 가시덩굴이여 끝내 영봉에 올랐을 때 등골이 서늘해진 것은 찬바람이 아니라 가까워진 하늘 때문이었지 나의 생활에서 멀어진 까닭이었지 유치하게도 나는 여전히 죽어서 간다는 하늘나라를 믿으므로 오늘은 조금 더 쓸데없이 유치해져 볼까 끝내 손잡아 보지 못할 미완의 연애일지라도 가수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을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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