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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87824756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1-11-26
책 소개
책속에서
넌 나와 똑같아.
아빠의 말은 마일스의 폐부를 찔렀다. 정학. 규칙. 죽었지. 마일스는 침을 꿀꺽 삼켜서 혼란과 죄책감을 억눌렀다. 이런 대화에서 으레 삼촌이 주제로 나오는 일에는 익숙했지만 그래도 항상 가슴이 아팠다. 사실 아빠는 오직 반면교사를 들 때만 애런 삼촌 이야기를 꺼냈다. 아빠와 삼촌은 브루클린의 양아치들이었고, 언제나 남들에게 뭔가를 뺏거나 야바위를 일삼으면서 법원과 소년원을 들락거리다가 어른이 된 다음에는 감옥을 들락거렸다. 아빠는 결국 엄마를 만나서 다른 인생을 선택했지만, 애런 삼촌은 계속 뒷골목에서 떼돈을 벌 궁리만 했다. 이제 애런 삼촌은 멍청한 선택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가족을 등지면 어떤 꼴이 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가 되어버렸다. 어쨌든 아빠 생각은 그랬다.
“넌… 나와 똑같아.” 애런 삼촌은 온몸이 피투성이에 온통 그슬린 채 이렇게 말하고는 정신을 잃었다. 그게 마일스에게 남긴 유언이었다. 삼촌과 싸우다가 죽이고 말았다는 사실은 떨쳐내기가 어려운 과거다. 그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고, 호흡이 점점 느려지다 컥컥 막히고, 이내 숨이 멈추고 마는 데서 눈을 돌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비밀을 지키기도 어렵다. 특히 주변 모든 것에,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학교에, 그리고 꿈속까지 스며드는 그런 비밀이라면 더더욱. 강케는 알았다. 왜냐면 강케는 언제나 다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장면이 마일스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게 멈추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