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8079896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7-06-30
목차
01. 병아리와 유령
02. 병아리와 친절한 살인자
후기
책속에서
“그, 그러니까……. 걔가 나이가, 스물네 살이었던 것 같고요……. 흐끅! 철도 덜 든 완전 깡패 새낀데……, 흑. 그 새끼가 매일 밥 안 차리면 팬다고 협박하고……, 흑! 술 마시고 북엇국 끓이라고……, 손에서 뼈 소리 내고……. 흑. 개○끼, 지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으어어엉! 우리 형 찾아주세요! 그 병○ 새끼 어딜 갔냐고! 으어엉!”
으음 하고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예하라는 사람이 다시 내게 물었다.
“근데 넌 꼴이 그게 뭐야?”
“내 꼴이 뭐요, 왜!”
“거지새끼 같잖아. 병○처럼 하고 다니면 맞는다고 했냐, 안 했냐.”
“흐어어어……엉? 네?”
울음을 그치고 나는 의아한 얼굴로 눈앞의 사람을 쳐다봤다. 이게 무슨 말이야? 멀뚱멀뚱 보고 있자 이 인간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흠칫하고 몸을 굳히는데 갑자기 빛이 터져 나왔다. 화들짝 놀라서 몸을 움츠리자 그가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무겁고 아프기만 했던 몸이 갑자기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고개를 숙여 살피니 상처가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이게 뭐지? 이게 도대체 무슨…….
“자, 이제 다시 말해봐. 너희 형이 어떤 사람이라고?”
“네, 네?”
“병○ 새끼에 군대도 안 갔다 온 술주정뱅이 깡패 나부랭이에 담배 피우면서 협박이나 하는 ○발 개○끼라고?”
“…….”
그는 야차 같은 얼굴로 부처의 미소를 지었다. 나는 순간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난생처음 보는 이 사람이 왠지 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진짜 형인가? 진짜 우리 형인가? 정말로? 점점 짙어지는 미소에 나는 딸꾹질을 했다. 빨리 대답 안 하냐는 그 눈빛에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 ○발 개○끼라는 말은 안 했는데…….”
“그럼 나머지 말은 다 사실이라는 거냐?”
“아, 아니요. 근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네가 우리 형이에요?”
내 물음에 예하라는 사람이 웃었다. 예의 그 부처의 미소였다.
“네 형이 뭐 어떻다고?”
그 미소에 나는 이 사람이 우리 형이고 나발이고 이러다가는 진짜 죽겠다 싶어 황급히 소리쳤다.
“우, 우리 형은 세상에서 제일 세고 멋지고 착한 사람이라고요!”
내 외침에 형이 손을 들어 내 이마를 퉁겼다.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맞은 이마가 아팠지만 나는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나는 병○처럼 울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