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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16753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10-2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당신도 나처럼 도망치고 싶나요?
1장 자발적 고립
1. 떠나는 이유
2. 너는 도피를 하는 거야
3. 비행기 안에서
4. 아름다운 순간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5. 휴양지를 꿈꾸며
6. 여행하는 내 모습
7. 할아버지와 방랑벽
8. 커피와 여행
9. 여행지에서 미술관을 가는 이유
10.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2장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11. 디지털 디톡스 여행
12. 한 달 살기를 선택한 가족
13. 여행 전 짐 싸기
14. 사라져가는 골목의 흔적을 찾아서
15.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난다는 것
16. 저는 이 나라에서 50년을 살아도 이방인이에요
17. 나를 규정하는 인종
18. 릭샤 기사가 사기 치는 이유
3장 도망과 로망 사이
19. 잃어버린 생일을 찾아서
20. 오래된 사진
21. 소심해서 포기하는 여행
22. 174만 원이 사라졌다
23. 너무도 느린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
24. 외로움은 감정의 실타래처럼
25. 의심은 공포에서부터 나온다
26. 노숙과 분노
27. 겁쟁이와 배짱이
28. 싸움을 싫어하는 회색분자
29. “감사합니다”라는 말 169
30. 네 안의 작은 천사가 너를 지켜줄 거야
31. 기념품과 보고 싶은 사람
32. 행복이라는 프레임
4장 겁 많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여행자
33. 여행은 훈장이 아니다
34. 조급함으로 가득했던 나의 여행
35. 성벽이 나를 갈라두었다
36. 사라져가는 페이스북과 지난 인연들
37. 담배와 어른
38. 동행하실래요?
39. 즐거움을 잃은 여가
40. 힘내라는 말 대신 힘 빼
41. 실망감을 안겨준 도시
42. 두 가지 시선
43.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 건가
44. 인간을 닮은 신
45. 무대의 주인공
46.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어
47. 꿈을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48. 집으로 가는 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찌 생각해보면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나는 여행을 떠난 셈이었다. 무너지는 댐처럼 멘탈에 조금씩 균열이 생길라치면 나는 여행을 떠났다. 겁이 많아 무서운 것들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치이거나 미래가 막막할 때 언제나 나는 피하고 싶었다. 댐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도망치는 장소로 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피하는 것이 끝은 아니었다. 결국 어떻게든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두려워서 피하고 싶지만 공부를, 사회생활을, 인간관계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만 여행으로, 이 모든 것을 피해 도망친 여행으로 나는 그 압박을 견딜 방향을 찾았다. 말하자면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을 위해 여행을 떠났던 셈이다. 인생에 여러 방향이 있듯이 나의 방향도 다르게 펼쳐졌을 뿐이다. 파랑새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여행이 파랑새였다.
몇 년이 지난 후 나는 동네에서 오래된 골목을 지나가다 반듯하게 붙여진 가지 포스터를 다시 만났다. 할아버지가 붙인 포스터라기엔 너무 새것이었다. 당연히 그런 동화 같은 일은 없었다. 그래도 아련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디선가 포스터를 붙이며 뒷짐 지고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일 것 같은 기분이었다. 뒷모습을 상상하니 할아버지의 얼굴, 눈동자, 목소리 모두 기억났다. 특히 그 뜨겁고 주름 잡힌 손으로 내 손을 잡아줄 때 느껴지던 온기가 떠올라 나는 주먹을 꼭 쥐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