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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8285631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9-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지 펴.”
카터는 얌전히 양쪽 엄지를 세우다가 무니의 속내를 간파하고는 충격을 받았다. 무니가 가죽끈을 엄지 첫째 마디와 둘째 마디 사이에 댄 후 버클을 단단히 조였다. 가죽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센티미터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무니가 바닥으로 내려갔다. “스툴을 발로 차.”
카터는 제법 높이 매달린 탓에 까치발이 들린 상태라 스툴을 찰 수 없었다.
무니가 스툴을 찼다. 스툴이 카터가 매달린 지점에서 2미터 앞으로 날아가 나뒹굴었다. 카터가 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손가락이 뽑히는 듯한 고통이 이어졌다. 양쪽 엄지로 피가 급속히 쏠렸다. 뒤에서 교도관의 주먹이 날아올 것만 같았다.
카터는 병사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붕대를 풀었다. 퉁퉁 부은 양쪽 엄지가 밝은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기 엄지 같지 않았다. 자기 손에 달린 엄지 같지가 않았다. 엄지의 살에 비해 손톱이 너무 작아 보였다. 통증은 여전했다. 네 시간 간격으로 모르핀 주사를 맞으면서도 더 맞고 싶었다. 카터는 의사가 안심시키려 노력하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아 걱정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의사의 이름은 스티븐 카시니 박사였다.
“모르핀을 쉽게 구할 수가 없잖아요. 잘 알겠지만.” 카시니 박사가 건조하게 말했다.
“압니다. 다른 약으로 바꿔주신다면서요.”
“새로 바꾸는 약은 모르핀만큼 효과가 좋지 않을 텐데요.” 카시니 박사가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었다.
박사는 모르핀 중독자가 아닐까, 카터는 의심이 들었다. 전에도 비슷한 생각이 스친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신경 쓰지 않았다. 보아하니 카시니 박사가 그에게 모르핀을 계속 맞으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 자기처럼 카터도 중독되라고 권하는 모양새였다. “그래도 약을 바꿔보려고요.” 카터는 대꾸한 후 침대에 걸터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