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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343478
· 쪽수 : 178쪽
· 출판일 : 2021-06-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비록 껍데기만 남게 되더라도
-서울 청파동 포대포
상처에 새살이 솔솔, 마데카술-집
-서울 서교동 꽃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서울 을지로 와인바 302호
K-장녀 생존기
- 서울 을지로 경상도집
지나고 보면 다 첫사랑
- 경기 판교 루프엑스
해장과 음주를 반복하는 뫼비우스의 띠
- 강릉 벌집칼국수와 서울 도화동 황태뚝배기해장국
한라산으로 맞는 미라클 모닝
- 제주 삼일식당
마스터의 주(酒)입식 교육
- 부산 모티
우리 동네 음주 알고리즘
시집 옆 술집
후회를 곱씹지 말고 곱을 씹자
매운맛, 보지 말고 먹으며 삽시다
바다, 내가 바라던 바(bar)다
사막에서 바늘은 못 찾아도 술을 마실 순 있지
그럼, 그 럼만 있다면 어디든 술집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게가 한산해질 때까지 술을 마시고 있으면 포 사장님이 다가와 가까이 앉는다. 그는 나를 마치 지식iN에 고민 상담 글을 올린 사람처럼 바라본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냐고, 괜찮냐고 묻는다. 내가 사장님이야말로 괜찮냐고 되물으면, 포 사장님은 속 시원해질 정도로 호탕하게 웃으며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라고 답한다. 가진 내공을 모두 몰아주고 싶은 답변이다. _「비록 껍데기만 남게 되더라도」
의사 선생님이 나간 후에야 비척비척 일어나 거울을 보니 이마에 붙인 거즈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참혹한 몰골을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고 화장은 반쯤 녹아 있었으며 하얀 리넨 셔츠엔 핏자국이 방울방울…. 거즈를 떼어보면 쪼개진 이마 사이로 알코올이 흘러나올 것 같은 행색이었다. 비틀거리며 바깥에 나와 보니 해는 이미 중천이었다. 아, 나 출근해야 되는데…. _「상처에 새살이 솔솔, 마데카술-집」
만약 아빠와 (굳이) 술집에 가야 한다면 꼽고 싶은 집이 있다. 정말 좋아하는 술집이지만 이름만큼은 좋아할 수 없는 집, 을지로의 ‘경상도집’이다. 여긴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아빠 생각이 난다. 아빠는 내가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산 경상도 사람이고, 대학 다닐 때부터 줄곧 서울에서 살았지만 아직까지도 심한 경상도 억양의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고, 누가 봐도 경상도 출신인 사람이니까. 세상엔 정말로 다양한 경상도 집이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뿌리, 나의 본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상도 집은 불합리한 가부장제의 산물 그 자체였다. 딸을 내리 다섯 낳고 여섯 번째가 돼서야 아들을 얻은 여자가 한참 후 일곱 번째 늦둥이를 낳은 집. 제일 유감스러운 것은, 그 늦둥이가 내 아빠라는 점이다(이 문장을 보고 바로 아, 탄식하는 분들이 꽤 많으실 거라 믿는다). _「K-장녀 생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