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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8504909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지독한 악몽
실연 후에 남겨지는 것들
스캔들
사랑의 맛?
네 혀가 필요해!
그 남자의 레시피
어떤 사랑, 어떤 이별
이상한 동거
사랑을 고백할 용기
스튜를 끓이는 남자
엇갈린 사랑
나의 아름다운 요리사!
그럼에도 사랑한다는 것은
저자소개
책속에서
재촉하는 연우의 눈빛에 남자가 마지못해 질문했다.
“당신과 자려고요.”
남자의 눈이 어이없다는 듯 연우를 쏘아붙였다.
그 순간, 연우의 입술이 남자를 덮쳤다.
남자의 입술에 묻어 있던 깊고 짙은 와인향이 연우의 혀끝을 따라 흘러들었다.
놀란 남자의 손이 연우를 떼어냈다.
“당신과 자고 싶어요. 오늘, 내 마지막 날에….”
떼를 쓰듯 남자를 바라보는 연우의 눈에서 기어이 눈물이 떨어졌다.
“너, 후회할 짓은 안 하는 게 좋아.”
“후회할 시간 같은 거 없어요, 나.”
굳은 남자의 시선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그 순간 뜨거운 연우 숨결이 또 다시 남자의 혀끝을 파고들었다.
완이를 잃은 후 사라졌던 감각들.
“언제부턴지 기억이 나?”
재휘가 고개를 저었다.
“정확치 않아. 그런데….”
“…?”
“모든 음식의 맛이 느껴지는 건 아니라서….”
“특정 음식에서만 맛이 느껴진다는 거야?”
“아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지석이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재휘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럼?”
“어떤 사람이 만든 음식….”
“어떤 사람?”
그랬다. 어처구니없게도 재휘 혀는 연우 요리에 반응했다.
가지구이 오르되브르가 시작이었는지, 얼마 전 만들어놓고 갔던 오믈렛이 시작이었는지….
그도 아니면 처음 만났던 날, 재휘 몸속으로 파고들던 연우의 혀끝에 묻어 있던 아릿한 와인의 맛이 시작이었는지.
재휘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그녀가 만든 음식들이 잊고 있던 맛의 기억을 하나씩 되살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없었다.
“네? 아… 아닌데요.”
연우가 잡고 있던 재휘에게서 얼른 몸을 뺐다.
“뭐가?”
“네? 뭐가요?”
“야한 생각이라도 하다 들킨 사람처럼 왜 그래?”
“헐! 뭐, 뭐래? 야, 야… 야한 생각… 그게 뭔데요?”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른 연우가 버벅댔다.
그런 연우 모습이 재미있는 듯 재휘 얼굴 가득 유쾌한 미소가 번졌다.
“널 처음 만났을 때… 그때부터였어.”
도로 한복판, 넘어진 채 울고 있는 연우를 그대로 버려둘 수 없었던 건…. 절뚝이던 그녀의 다리 때문도, 라벨르 로고가 박힌 이름표 때문도 아니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던 막막한 눈.
두려움과 분노로 일그러진 그녀의 눈이 재휘 자신의 것과 닮아 있었다.
“넘어갔다고, 내가. 한연우한테. 꼬실 필요 같은 거 없다는 말이야.”
무심한 말들로 고백을 하는 재휘 앞에서 연우 눈에 또, 눈물이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