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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8511297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3-02-10
책 소개
목차
[제1부]
나에게 묻다 / 나비 날개 달고 팔랑팔랑 / 못 / 누가 있을까 / 향기롭고 슬픈 밥 / 꽃 피우러 꽃 피우러 / 위로의 기본 / 꼬마 성자에게 / 여우비 / 죽은 손 / 벌레 / 벚꽃 / 시간에 대하여 / 봄에는 / 목련꽃 아래서 / 생선가게에 피는 꽃 / 성체
[제2부]
어린 왕자에게 / 불쌍하다 / 작은 나무에게 / 비야, 내려라 / 오래된 기차 / 돌 / 나무의 환대 / 마음에게 / 알 수 없는 것 / 기쁘게 뛰어라 / 혼자 간다고 / 지는 꽃 / 바로 그게 나였어 / 이게, 가을이야 / 우리는 못 이겨 / 나무는 혼자 보아야
[제3부]
착한 흔적 / 별이 떴다 / 톡 톡 톡 / 마음 연못 / 짝 / 먼 길 / 슬픈 유산 / 네가 오는 소리 / 그늘 / 승환이 / 갈매기만 날았다 / 첫걸음 / 오늘이 말한다 / 꽃 울타리 / 가을 강은 순하다 / 이 세상 얼굴
[제4부]
엄마, 미안해요 / 다리 / 어떤 꽃은 눈을 맞고 / 봄 햇살 / 새봄 / 꽃이 피는 이유 / 폭포 앞에서 /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 참 많이 아팠겠군! / 술래잡기 / 가는 길 / 사람꽃 / 해바라기 달빵 / 피는 게 사는 거라고 / 기다리는 아이 / 반지하 / 봄 길
[제5부]
사랑의 창세기 / 용서에 대하여 / 빈손 / 건널목 / 거울 / 낮음에 대하여 / 아름다움에 대하여 / 나 바라보기 / 시장에서 / 바다와 배 / 지구 조종사 / 나무의 고요 / 겨울나무 / 눈사람 / 그리움 / 사박사박 /
시인과의 대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못
나는 못이다
태어날 때부터 뾰족해 늘 머리를 맞으면서도
나는 세상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어떤 세상은 너무나 단단해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세상 밖으로 튕겨 나가기도 하고
때때로 허리가 구부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으므로
굽은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세상을 걸었다
서로 다른 세상이 어긋나지 않게 맞춰지도록
맞춰진 세상이 다시 어긋나지 않도록
나는 보이지 않게
세상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향기롭고 슬픈 밥
점심시간에 나는 집으로 오곤 했다
외할머니는 먹을 것도 없는데
뭐하러 오느냐며 하시다가
부엌으로 들어가
찬물 한 그릇을 떠다 주시곤 했다
나는 물을 국처럼 마시고 학교 뒷산으로 달려가 아카시 꽃을 한 움큼씩 따
밥처럼 먹었다
어린 날, 목이 메도록 먹고 또 먹은
향기롭고 슬픈 밥
돌
빈손인 줄 알았는데 돌을 들고 있었다
언제부터 들고 있었을까?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누구를 향해 던지려 했을까
내려놓아라, 내려놓아라
새에게도 던지지 마라
하늘에게도 던지지 마라
내 손에 들려 있는 돌
내 마음이 들고 있는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