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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8806218
· 쪽수 : 156쪽
책 소개
목차
글을 시작하며
초저녁 서쪽 초승달
반짝이는 갈색 등짝
다락에 박제된 빛
낮의 반달
바나나꽃 자줏빛
알 수도 있는 사람
보름달
봉숭아, 모피코트 그리고 꿀
안녕을 비는 절벽
밤의 반달
팥배나무 열매와 무, 그리고 무화과
돌멩이를 목에 두른 새
새벽 동쪽 그믐달
코코넛향 단추
납작한 서류 한 장
삭, 윤달 보름, 숲
숲으로 간 여자들
배미정의 ‘아는 여자’를 말한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말하기 전에 그림이 되어 튀어 오르며 다가오는 어떤 순간도 있고, 말로 이야기로 주절주절 떠들고 싶은 순간도 있다. 단 한 명이라도 내가 보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가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있는 그대로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순간도 있다. 내밀하고 사소한 순간을 기억에 새겨, 내가 사랑했던 혹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내 몸속 어딘가에 보듬고 싶은 순간이 있다. 약속된 언어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싶은 마음이 커질 때가 있다. 이 책에 실린 그림과 글은 그 마음이 쌓인 결과다. 말보다 빨리 빛으로 떠오르는 것들은 그림으로 그리고, 사소하고 내밀하지만 내 기억 속에 또렷이 구체적으로 살아 있는 순간들은 기억하고 ‘존재시키기’ 위해 말로 이야기로 풀어내 보았다.
내 몸속에는 내가 알고 사랑하고 겪어 왔던 모든 여자들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나는 내가 겪어 왔던 모든 여자들로 만들어진 존재이며, 그렇게 느끼고 있다. 세상 언저리에서 한 번도 제대로 보이지 않다가 사라진 그녀들, 혹은 여전히 중심이 아닌 주변에 있지만 삶을 지속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애쓰며 사랑하고 살아가는 그녀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것이 내가 그녀들을 사랑하는 방식이며, 애도하고 기억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