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약속

안개 속 목소리 7 | 생명이 끝난 프라이팬 21 | 불안하고 고민되고 30 | 할머니 흉을 본 사건 45 | 오햐얀은 남친 같은 거 관심 없다 58 | 뒷담화하다 딱 걸렸군 70 | 오하얀이 준 카드를 받았다고? 84 | 환희는 오하얀 스타일이 아니다 98 | 친한 사이에도 뒷담화 111 | 오하얀이 변했다 123 | 할머니와 오하얀 할머니의 비밀 137 | 오줌을 참으면 병이 된다 150 | 뻔뻔한 뒷담화 158 ∥ 글쓴이의 말 169

안개는 이상하고 요상하게도 앞만 가로막은 게 아니라 귀까지 막았나 보다.
‘예쁜 척? 말도 안 돼.’
오하얀과 예쁜 척은 어울리지 않는다.

엄마가 자꾸만 물었다. 곤란했다. 그렇다고 대답하면 엄마랑 할머니 흉을 보는 거다. 솔직히 말하면 누룽지는 맛있다. 타지 않으면 고소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할머니가 누룽지를 만드는 이유는 엄마와 나 때문이다. 엄마와 내가 누룽지를 좋아하니까 할머니는 매일 만드는 거다. 그런데 할머니 흉을 보는 건 양심이 없는 거다.

‘저렇게 친하면서 왜 흉을 봐? 오하얀만 곤란하게.’
오하얀이 계속 부러운 표정으로 핀을 바라보자 빈후는 반대편에 꽂은 핀을 빼서 오하얀 머리에 꽂아 주었다. 오하얀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