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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04562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목차
1. 고구마 풍년
2. 진짜보다 더 맛있는 가짜 군고구마
3. 병과점
4. 두부과자
5. 의관 이 주부
6. 경연 소식
7. 경연
8. 깨진 시루
9. 흰 눈
10. 대보름 답교 놀이
11. 가수저라(加須底羅)
12. 한과
13. 이 주부의 부탁
14. 진가루 금지령
15. 초란
16. 조선의 배이거리(朝鮮 配利去里)
리뷰
책속에서
이 소설의 시작은 역사책 속에서 찾은 단 몇 줄의 문장이었다. 시선은 한곳에 머물렀고, 한동안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시선은 몇 문장에서 맴돌았지만, 상상의 공간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바다를 삼킬 듯 커져 나갔다. 오랜 사색을 거치며 이제야 그릇에 담을 수 있었다. 바로 청소년 소설 <조선의 배이거리-카스테라의 탄생>이다.
선왕(숙종)께서 말년에 음식이 물려 색다른 맛을 찾자, 어의(御醫) 이 시필이 말하길 “연경에 갔을 때 심양장군(瀋陽將軍) 송주(松珠)의 병을 치료해주고 계란떡(?卵?)을 받아먹었는데, 그 맛이 매우 부드럽고 뛰 어났습니다. 저들 또한 매우 진귀한 음식으로 여겼습니다.”라고 했다. - 이덕무의 <청정관전서, 1775>
‘계란떡’이 바로 카스테라이고, 어의가 임금에게 이것을 소 개하는 장면이 바로 이 소설을 쓰는 데 단초역할을 했다. 물 론 시작은 의심과 상상이었다.
- 저자의 서문 중
이제 가온이 차례였다. 백선생은 깜짝 놀라며 걸음을 멈췄다. 뒤따라온 다민도 덩달아 놀랐다.
“도대체 이게 뭐냐?”
“겨울에 먹는 시원한 눈떡단팥입니다.”
백선생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다시 살폈다.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뭔가 표현한 것 같은데, 네가 생각한 게 무엇이냐?” 가온이 잠깐 머뭇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어젯밤 우리 집 근처의 모습입니다. 눈 덮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그릇에 담아 표현해봤습니다.”
“음식 하나에 세상의 이치를 담았구나. 얼른 맛을 봐야겠구나. 어떻게 먹어야 하느냐?”
가온이 수저로 눈떡단팥 그릇을 빠르게 섞었다. 눈과 단팥이 섞여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백선생이 한 수저를 떠서 입에 넣었다. 입속에서 사르르 녹으며 단맛이 퍼져 나갔다.
“멥쌀이 아니라 찹쌀로 떡을 만들었다면, 더 쫄깃하고 맛있었겠구나. 다민아 너도 한번 먹어보아라.”
아버지 말에 다민의 얼굴이 벌게졌다. 깨진 항아리 속에 찹쌀이 들어 있었다. 찹쌀을 썼다면, 아버지에게 최고의 칭찬을 들었을 것이다. 조금 미안하고 화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