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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29965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_
아픈 계절 결핍한 나를 분해해보았습니다 8
1부
보고 싶던 얼굴들이, 보고 싶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 12
봄철 13 동경하는 꽃들은 14 혜야 16
옅은 청춘 18 소국에 20 육교 22
선선한 날씨기에 24 아픈 계절 속에 있네 25
품에 26 zipper 28
2부
채웠다 32 빛이 들지 않는 34
비약이 심할지언정 36 죄송합니다 38
누구보다 주관적으로 신성한 그대들 40
오늘은 유독 베개가 불편했다 42
나쁜 소식 44 그대 나의 흐르는 피가 되지 46
검정,검정,검정 47 거북아 48
3부
계절을 합치면 52 그 정거장을 지날 때면 고개를 숙였다 53
목탄들 있다 54 비, 장마 56 요즘엔 58
아무튼 60 잃었기에 61 T 62 계절은 64
light 66 언더락 68 43 70
4부
04,19 film 74 그림같이 그리운 것 76
새벽 78 1,3,2 79 높게, 낮게 80
별 82 -7 83 등 84
창이 이쁜 날, 나열 86
안정 87 ㄱ 88 세 번째 89 도착 90
5부
사색 94 창 밖 96 영원, 염원 98 별이었다 100
blue room 1 102 blue room 2 103
미상 104 벽 105 첫째 손가락 106
신앙 없는 신앙심으로 107
아쉬움에 돌아가는 열차표를 삼켰다 108
이별 값 110 마주쳤다 111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선한 날씨기에
세월을 지닌 얼굴에 짙은 그늘이 있다
걷어내기엔 깊이 묻어 암만 세수를 해보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사연을 지닌 피사체는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지,
도통 유하게 섞이는 일이 없다
물과 기름 마냥 어울리는 일이 없다
번듯한 교통 없이 세월을 보내니
닦이지 않을 그늘만 묵묵히 짙어질 뿐이다
언젠가는 작은 인연 다가와
밝은 빛 피하려 그늘 밑 잠시 자리하겠지
사무치는 외로움 속 잘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해보아도,
비루한 신발은 왜 인지 피눈물을 머금는다
그늘 밑은 선선한 날씨기에
‘다들 한 번쯤 들려주세요’라며 속삭인다.
누구보다 주관적으로 신성한 그대들
과거의 행적에 묻혀 현재의 영향을 잃고, 대중 속 하나의 젊은 가수가 죽었다. 목소리는 살아 있음이 분명했다, 음반 속 살려 달라는 목소리를 마주했기에.
작품의 주인이 더러운 과거의 행적을 지녔기에, 더러운 음악으로 치부되었다. 앞으로 공공장소의 잡음과 더불어 화음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난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대중으로부터 예술가로 인정받기 위한 성립 조건 속엔 기억될 미담과 인성, 그리고 재능 따위가 자리 하는 듯하다. 대중의 뱁새눈이 얼마나 많은 작품을 죽였는지, 손가락이 모자라 세는 일을 그만두었다. 작품 속에서 찢어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들어 접하는 일을 꺼리게 되었다.
그렇게 오늘도 하나의 작作이 죽었다.
누구보다 주관적으로 신성한 그대들로 인해,
주관적 판단과 잣대에 의해,
억울한 재능이 잠식되었다.
주관적으로 신성한 그대들로 인해.